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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바다에서 - 박재삼

Joyfule 2007. 7. 4. 00:56


  
      밤 바다에서 - 박재삼 누님의 치맛살 곁에 앉아 누님의 슬픔을 나누지 못하는 심심한 때는 골목을 빠져 나와 바닷가에 서자. 비로소 가슴 울렁이고 눈에 눈물 어리어 차라리 저 달빛 받아 반짝이는 밤바다의 질정(質定)할 수 없는 괴로운 꽃비늘을 닮아야 하리. 천하에 많은 할 말이, 천상의 많은 별들의 반짝임처럼 바다의 밤물결되어 찬란해야 하리. 아니 아파야 아파야 하리. 이윽고 누님은 섬이 떠 있듯이 그렇게 잠들리. 그 때 나는 섬가에 부딪치는 물결처럼 누님의 치맛살에 얼굴을 묻고 가늘고 먼 울음을 울음을, 울음 울리라. - <춘향이 마음>(1962) - Richard Clayderman - Moonlight Sona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