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 전이(轉移)를 위해 +
전이(轉移)라는 말이 있습니다.
의학에서는 암이나 종양이 다른 부위로 옮아가서
새로운 암이나 종양을 만드는 것을 전이라고 합니다.
또 교육학에서는 앞서 한 공부가 뒤에 하는 공부에
영향을 미치는 일을 전이라 하고,
정신분석학에서는 환자가 과거에 부모 등과 같이
주요한 타인에게 경험했던 감정, 욕망, 기대 등을
나타내는 행위를 전이되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활 가운데서도 전이의 예를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웃을 위해 무엇인가 선을 베풀고, 도와주며, 친절하게 대하는 일,
그리고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 주는 일들은 언제나 전이됩니다.
자식에게 전이되고, 이웃에게 전이되지요.
누군가를 위해서 무엇인가를 하려면 물질도, 시간도 투자해야 되지만,
결코 손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에게 도움을 받고 위로 받는 상대방의 마음이 나에게 전이되어
나의 기쁨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이 베풀면 베풀수록
그 기쁨과 행복도 커지는 것이 전이의 법칙입니다.
그런가하면 욕심도 전이되고, 이기주의적인 삶도 전이가 됩니다.
어떤 농부가 새로 개발된 옥수수 종자를 구할 수가 있었습니다.
어렵게 그리고 비싸게 주고 구한 씨앗을 밭에 뿌렸습니다.
결과는 대풍작이었습니다.
그것을 본 이웃의 농부가 찾아와서
새로운 옥수수 종자를 조금만 팔라고 사정했습니다.
그러나 농부는 경쟁력을 잃을까봐 한마디로 거절했습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웃집 농부가 찾아와서 부탁을 했지만
대답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음해가 되어 수확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수확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도 수확은 더욱 더 줄어들었습니다.
농부는 옥수수의 수확이 줄어드는 원인을 밝혀내려고
온갖 노력을 다 기울였습니다.
비싼 값을 치르고 구입한 종자가 한 해밖에 효과를 내지 못한 게
너무 억울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수소문을 하던 농부는 결국 그 원인을 찾아냈습니다.
새로운 옥수수 종자는 이웃에 있는 옥수수 밭에서
바람을 타고 날아온 나쁜 옥수수 종자의 꽃가루 때문에
본래의 열등한 종자로 바뀌어 버렸던 것이었습니다.
사랑을 베풀면 내게 사랑이 전이되어 올 것이요,
미소를 지어주면 내게 기쁨으로 전이되어 올 것이며,
이해하고 덮어주면 내게 위로와 소망으로 전이되어 올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공동체는 잔칫집과 같은 곳입니다.
음식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살려고 먹는 음식이 있고, 일하려고 먹는 음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놀이하며 즐겁게 먹는 음식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놀이하며 먹는 음식은 잔칫집에서 먹는 음식입니다.
살기 위해 먹는 양식은 혼자 먹어도 되고,
일하기 위해 먹는 음식도 혼자 먹어도 됩니다.
그러나 즐겁게 먹는 음식은 혼자 먹으면 안 됩니다.
잔치 음식은 나누어 먹을수록 축제 분위기가 고조되고,
기쁨이 커지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