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화이야기

사이에서.........

Joyfule 2006. 11. 25. 01:27

 

 

 

칼날 위을 걸어서 간다.

한걸음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피는 나지 않는다.

눈이 내린다.

보라.

칼날과 칼날 사이로

겨울이 지나가고

개미가 지나간다.

칼날 위를 맨발로 걷기 위해서는

스스로 칼날이 되는 길뿐

우리는 희망이 없이도 열심히 산다.

 

                                - 정호승 '칼날' 전문-

 

 

 

이 영화는 다큐다.

그리니 더하고 뺄것도 없이 그저 있는 그대로를 감독은 영상에 옮겼을 뿐이다.

제목 '사이에서'

무엇과 무엇의 사이를 말할까?

감독은 말한다.

"나는 나의 운명을 나 스스로 개척하며 살았다고 믿고 살았다" 라고

 

물론 나도 그러하다. 운명은 개척하는 것이라고... . 믿는다.

그러나 이 영상이 보여주는 그들을 보면서,

어쩌면 모든 운명이 개척 된다고 정의 내릴수만은  없다고 생각했다.

 

 

 

 

이 영상의 주인공격인 무당, 이해경은 무당에서 말하자면 큰무당이다.

무당... . 이해경은 말한다.

무당은 인간 세상에서 그저 조언자라고... .

신과 인간들 사이에서 힘든것 한스러운것을 풀게끔

도와주는 그런 중간 매개체 일 뿐이라고... .

 

 

 

 

나는 이 영상에서 가장 많이 본 것이 무엇이라고 묻는다면,

이해경의 '눈물'이다.

인간이 인간을 사랑해서 흘리는 눈물을 본적 있는가... .

아이러니 하게도 나는 이해경,

즉 무당에게서 인간에 대한 끝임없는 연민을 담은 '눈물'을 보았다.

 

굿을 하는 내내 이해경 즉 무당은 끊임없이 흘린다. 눈물들을... .

죽어서도 풀리지 않는 여러 귀신들의 혼을 위로하고 안위하며,

그는 눈물을 흘리고 또 흘린다.

 

이른 나이에 죽어 서러운 젊은 여식을 위로하며,

 교통사고로 본인의 육신이 헤지는 설움을,

자손이 불쌍타 울어제끼는 조상 귀신들의 통곡들을,

그리고 귀신 들어 그들을 받아 들여야 하는

어느 꽃다운 인해의 서러운 눈물... 그리고 두려움... .

그런 인해가 측은해 안쓰러워 흘리는 해경의 서러운 눈물들... .

 

그들은 우리들이 평생 흘리는 눈물의 3~4배쯤은 흘리고 사는 듯 하다.

 

그들을 그저 종교의 이름으로 판단하기를 보루해주기 바란다.

그들을 종교적 관점으로 판단하기에는 그들의 의식은 너무 처절했고, 너무 간절했고

너무 안쓰럽다. 어떤 종교적 관점으로도 그들을 나무라지 마라.

 

그러기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인간의 연민은 너무 강렬하고 순진하며 안쓰럽다.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거부도 선택도 그들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신이 또는 귀신이 그들을 선택했기에... .

 

인해는 내림굿을 받고서 두달만에 사회로 나갔다고 마지막 자막에 전한다.

 

내림굿 받는내내, 무당수업(?)을 하는 내내 인해는 두렵고 무서웠다.

 

다시 못할 수도 있는 본인의 삶을 더 누리고 싶어 떠났을 것이다.

본인이 아쉬워 했던 젊은 청춘 28해의 봄날이 못내 포기 되지 않았을것이다.

 

해경은 그녀를 뭐라 하며 떠나보냈을까?...... .

 

나는 오늘 술이 한잔 먹고 싶다. 거~하게 술한잔 하고 싶다.

그런 날이다.

 

 

 

 

 

 

 

 

 

흐르는 음악은 '사인코 남짜이락/벌거벗은 영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