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크리소스톰이 자신의 교구 가운데 사제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을 찾아갔다.
그는 그곳에서 농부 한 사람을 잘 가르쳐서 사제로 임명하였다.
그러나 콘스탄티노플에 있는 주교의 관구로 돌아온 뒤 그의 마음은 편칠 않았다.
‘그렇게도 준비가 부족한 사람을 사제로 세우다니
내가 커다란 잘못을 저지른 것은 아닐까? ’
그래서 크리소스톰은 그곳을 다시 찾아갔다.
이번에는 예배가 시작된 지 몇 분이 지난 뒤에 교회로 들어갔다.
그리고 이 농부 출신의 사제가 예배를 어떻게 인도하는지
지켜보기 위해서 기둥 뒤에 숨어 있었다.
예배를 한동안 지켜보던 크리소스톰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그는 그렇게 정성을 다해서 빛나는 얼굴로 기도를 드리고,
짧은 설교에 열정을 쏟아 붓고,
참석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제를 본 적이 없었다.
예배가 끝난 후 크리소스톰은 제단으로 나가서
그 사제 앞에 무릎을 꿇고서 축복을 청했다.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감독이 축복을 청하자 사제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감독님께서 저를 축복하셔야지요.”
감독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대가 나를 축복해 주시오.
나는 당신처럼 마음속에 불 같은 열정과 사랑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사제를 일찍이 본 적이 없었소.”
그러자 그 사제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감독님, 다르게 하나님을 섬기는 법도 있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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