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
전쟁터의 바닷가에서 더위에 군복 상의를 벗어놓고 진지를 구축하던 병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바람이 불어와 옷을 바다로 날려 버렸습니다.
때마침 적기가 출현하여 공습경보가 울렸고 상관은 즉시 참호로 대피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그러나 그 사병은 옷을 건지기 위해 상관의 명령을 뒤로하고
달려가 물속으로 뛰어들어 무사히 겉옷을 건져 가지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 병사는 명령 불복종 죄로 군사재판에 회부되어 유죄판결을 받게되고
마지막 진술을 하기에 이르렀읍니다.
모든 잘못을 시인한 이 사병은 가만히 그 군복 주머니 속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 사진은 제게 마지막 남은 돌아가신 어머니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제 생명보다 귀한 사진입니다.
명령을 어기는 줄 알았지만 저는 이 사진을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저를 벌해 주십시오"
재판정에 한 동안 정적이 흘렀습니다.
이윽고 재판장이 마지막 판결을 내립니다.
'어머니를 이토록 사랑하는 병사는 조국도 그렇게 사랑할 것입니다.
무죄를 선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