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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이란 무엇인가

Joyfule 2023. 6. 3. 01:37

 

 

 

   기독교 기본교리. 

성령이란 무엇인가

(한스큉/전 독일 튀빙겐대학 교수)

      고대 성서 시대의 사람들은 '영'(靈;Geist)과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역사를 어떻게 생각했는가? 붙잡힐 듯 하나 붙잡히지 않고, 볼 수 없으나 강력하며, 사람들이 숨쉬는 공기와 같이 삶에 필수적이며, 바람과 폭풍처럼 힘찬 것이 성령이다. 모든 언어들에는 '영'을 나타내는 언어가 있다. 그러나 다양한 성(性)을 가진 이 언어는 '영'이 단순히 표현되기에는 어려운 말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라틴어의 '영'(Spiritus)은 (독일말에서 처럼)남성이다. 히브리어 '루아하'(Ruach)는 여성이고 헬라어의 '프뉴마'(Pneuma)는 중성이다.

      영은 여하튼 남성적인 인격과 전적으로 다른 어떤 것이다. 여성 명사 '루아하'는 창세기 첫 장에 따르면 수면 위에 운행하는 저 '기운'(Braus)과 '바람'(Sturum)이다. 중성인 프뉴마는 신약성서에 따르면 육에 반대되는 것으로, 피조되고 사라져 버리는 덧없는 현실재에 반대되는 것으로서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되는 생동하는 능력이요 힘이다. {{* 이 글은 한스 큉의 "현대인을 위한 사도신경 해설"(CREDO:Das Apostolische Glaubensbekenntnis-Zeitgenossen erkl rt, M nchen : Piper 1992, 165쪽 이하)에서 발췌하여 편집실에서 번역한 것이다.}}

      영(靈)은 그러므로 창조 때나 계속된 역사 속에서, 또는 이스라엘 가운데 후에는 그리스도교 교회 가운데 역사하는, 생명과 심판을 위해 창조적으로 혹은 파괴적으로 역사하는 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힘이다. 이 능력은 성서에 따르면 강하게 혹은 조용히 인간들에게 엄습하며 개인이나 그룹을 황홀경의 경지에 빠지게 할 수 있다. 위대한 남성들과 여성들 가운데 영은 역사한다. 성서에서 보는 대로 영은 모세, 이스라엘의 사사들 전사들, 노래하는 사람들과 왕들, 예언자들, 사도들과 제자들 가운데 역사한다.

      II

      그런데 어떻게 해서 이 영이 거룩한 영-聖靈(Heilige Geist)-인가? 영은 그것이 거룩하지 못한 인간들과 세계의 영들과 구별되고 유일한 하나님의 거룩한 영으로 여겨지는 한에서 거룩하다. 성령은 하나님의 영이다(Der Heilige Geistist Gottes Geist).

      신약성서에서도 성령은 가끔 종교 역사에서 보는 것처럼 어떤 마술적이고 물질적이며, 역동적인 자연의 신비적이고 초자연적인 유동체(Fluiduim)와 같은 것이 아니고 어떤 주술적인 실재도 아니다.

      신약성서에도 성령은 하나님 자신(Gott selbst) 이외에 어느 다른 누구가 아니다. 그가 인간과 세계에 가까이 있는 한에 있어서 하나님 자신이, 느낄 수 있으나 붙잡을 수 없으며, 생명을 창조하고 심판하는 힘으로 은사를 베풀며 규정할 수 없는 실체로 내재한다.

      그런데 비둘기의 상징(본래는 고대 동양의 사랑의 신의 전령자를 상징)이 성령을 인간에게 가까운 형체로 표현함으로 인간학적 측면을 일깨우고 있지 않는 가? 이와 같은 비둘기의 상징으로 성령이 표현되는 것은 (아마도 초대 유대 지혜전승에서부터 예수의 세례받는 장면에 까지 발전되어) 하나님은 성(性)을 초월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남성적인 것과 마찬가지로 하나님 안에 있는 여성적이고 모성적인 차원, 즉 생명을 선물하고 사랑과 평화를 가져오는 상징으로 강조된 것이 아닐까 한다. 대부분의 성령에 대한 잘못된 이해는 사람들이 성령을 신비적인 형상으로 하나님으로부터 분리하여 자의적으로 해석한데서부터 비롯 되었다.

      그렇게 하는 가운데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서 확정된 기독론적인 신앙고백을 성령에 까지 확대시키는데 크게 공헌한 381년 콘스탄티노플의 공의회는 분명하게 강조하였다 : "영은 아버지와 아들과 함께 한 본질이다."(Der Geistist eines Wesens mit Vater und Sohn.)

      III

      결코 성령은 하나님과 인간들 사이에 있는 제3자로 이해되어서는 안된다. 아니다! 영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태양 빛이 태양으로부터 오듯이 하나님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는, 인간들에게 오시는 하나님 자신의 인격적인 가까움(N he)이다. 우리들의 눈에 보이지 않고 붙잡을 수 없는 하나님이 믿는 자들과 믿음의 공동체에 어떻게 가까이 계시며 현존하는가를 묻는다면 신약성서의 대답은 한결같이 다음과 같다. "하나님은 우리들 인간들에게 영으로 가까이 계신다.

      즉 영 가운데 영을 통하여, 그렇게 영으로서 현재하신다." 그리고 사람들이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받아들여 졌으며 승천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어떻게 믿는 사람들과 믿음의 공동체에 가까이 있는가?"를 묻는다면 바울에 따른 대답은 다음과 같다. "예수는 '살려주는 영'(고전 15:45)이 되었다. 그렇다! '주'(키리오스, 말하자면 예수, 승천한 자)는 영이다."(고후 3:17)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님의 영은 지금 동시에 하나님께 들리움을 받은 자의 영이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올라간 주님은 지금 영의 실존과 활동 방식으로 있다. 그러므로 그는 영을 통하여, 영 가운데, 영으로서 현재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믿는 자들과 하나님, 주, 영의 만남 가운데는 실제로 하나이며 동일한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주의할 것은 하나님과 그의 그리스도는 인간들의 주체적인 기억이나 믿음을 통하여서만 현재하지 않는다. 이들은 오히려 인간들에게 만나지는 영적 현실, 현재화, 그리고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 자신의 영향력(Wirksamkeit)을 통하여 현재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