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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민족주의와 세계통합주의

Joyfule 2017. 8. 14. 01:37

 

 

 

아랍민족주의와 세계통합주의

2016년 3월 9일 중보기도팀

 

9.11 사태 이후 미국 부시 행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리고 2002년 아프가니스탄과 2003년 이라크를 무력 공격했다. 미국은 이라크 사담 후세인이 알카에다를 지원한다고 주장했으나 사실 이라크는 알카에다와 관련이 없었다. 당시 미국 국방장관 람스펠드는 나중에 말을 바꾸어서 이라크가 대량 생화학 무기를 개발하기 때문이라고 이라크 무력 공격 이유를 둘러댔다. 그러나 전쟁이 다 끝나고 특별조사위원회를 현지에 파견하여 정밀 조사했으나 생화학기의 증거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전쟁의 명분이 둘다 허위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이라크 사담 후세인은 전쟁이 끝난 후 생포되었으나 미국은 그를 사형시켰다. 사담 후세인은 법적 증거없이 사형된 것이다.

 

사실 아랍 세계 지도자 중에서 특이하게 이라크 대통령 사담 후세인과 시리아 대통령 아사드는 근본주의 이슬람을 강력 배척하고 기독교에 대해서는 매우 호의적이었다.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했을 때 주로 기독교인 약 1백만 명의 난민이 국외로 탈출했다. 그들은 사담 후세인이 제거되면 이슬람 세력이 득세할 것을 우려하여 탈출한 것이다. 사담 후세인은 기독교인들에 대해 호의적일 뿐만 아니라 이라크 공식 제 2인자를 오랫동안 기독교인으로 세웠다. 그는 기독교인 부통령 타락 아지즈였다. 사담 후세인은 1980년대 말에 미국 시카고를 방문했을 때 주일 예배를 참석하고 교회에 30만불(약 3억) 개인 헌금을 낸 적도 있었다.

 

그러면 왜 기독교인들이 이라크 주변 6개국 중에서 시리아를 택해서 그곳으로 갔는가?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 역시 기독교에 대해 호의적이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2008년에 시리아를 방문하고 그곳 복음주의 기독교 교회들을 방문하고 그곳 목회자들을 만났다.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이 중동 어느 나라에서 볼 수 없을 정도로 교회와 목회자들에 대해서 호의적인 정책을 펴고 있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약 700명에 모이는 컨퍼런스를 개최했는데 큰 교회가 없어 장소를 물색하는 중에 정부 당국의 배려로 국가 공무원연수원 시설에서 할 수있었다.

 

2013년 중동 아랍권에 ‘아랍의 봄’이라고 불린 소위 중동민주화가 일어났다. 아랍 시민들이 독재자를 몰아낸다고 시위를 했다. 어떤 학자는 중동민주화는 아랍 역사상 처음으로 5천 년만에 발생한 사건이라고 평했다. 전통적으로 권위적이고 부족장 중심적인 아랍세계에서 대중이 지도자를 몰아내겠다고 궐기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다.

 

그러면 중동민주화운동으로 아랍세계에 봄이 왔는가? 지금 근본주의 이슬람 세력만 득세하고 있거나 이슬람 세력에 대항하는 정권이 이들을 막느라고 힘겹게 싸우고 있다. 아랍민주화는 서구적 개념의 민주화가 아니었다. 그것은 세계 글로벌 엘리트들이 추진한 프로젝트였다.

 

이라크 사담 후세인에 이어 10년 후에 발발한 소위 아랍민주화로 이집트, 튀니지, 리비아 등 아랍권 국가 대통령들이 거의 다 제거되었다.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만 홀로 남았으나 서방 국가들이 지원하는 시리아 내 이슬람 반군의 공격으로 사실상 거세되고 무력화 되었다. 사실상 중동민주화 운동으로 아랍 민족주의 지도자들만 다 제거되었다. 사우디, 쿠웨이트, 에미레이트, 요르단 등 아랍의 왕정 국가 왕들은 건재하다. 결과적으로 아랍 민족주의를 추구하는 대통령들만 제거된 것이다. 아랍 민주화운동은 ‘민주화운동’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아랍민족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것이다.

 

아랍민주화운동은 이슬람 세력이 주도한 것이었다. 그런데 미국을 위시한 일부 서방 국가들은 아랍민주화 운동에서 왜 이슬람 세력이 주도한 소위 아랍민주화 운동을 적극 지지했는가? 중동을 깊게 모르는 사람들은 제거된 지도자들이 독재자가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렇다. 그들은 독재자였다. 그들이 독재자가 된 이유는 근본주의 이슬람 세력을 탄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상 중동 왕정국가들은 더 지독한 독재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중동민주화 과정에서 건재했다. 왕정을 제거하려는 알카에다 세력의 시도가 있었으나 서방국가들이나 세계 언론은 튀니지나 이집트, 리비아의 경우처럼 이러한 시도를 부각하여 부추기거나 바람잡지 않았다.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에서 이슬람 세력의 정권 퇴진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이후 시리아에 이슬람 반군을 적극 지원했을 뿐만 아니라 IS전사들까지 끌어들여 아사드 대통령에 대항하여 무력 투쟁을 전개하도록 했다.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을 지원하고 군사훈련시켜 시리아 대통령을 제거하려고 한 것이다. 왜? 아랍 대통령들은 다 아랍민족주의자들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엘리트들은 이슬람 종교세력보다 민족주의 세력을 더 문제시 한다.

 

인류는 오랜 역사 꾸준히 세계 통합제국의 비전을 가지고 달려왔다. 세계통합의 비전은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시작됐다. 주전 6-7세기부터 철학자들, 정치인들 등 현인들은 굶주림과 가난이 없고 분쟁도 전쟁도 없는 평화로운 세계를 꿈꾸어 왔다. 왜 인간은 부족, 민족, 국가, 종교 등으로 나뉘어 이렇게 끊임없이 전쟁을 해야 하는가? 인간은 같은 하나의 종인데 왜 서로 갈등하고 싸워야 하는가? 평화로운 세계, 굶주림과 가난이 없는 세계를 만들 수는 없을까?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인류는 역사적으로 많은 노력을 해왔다.

 

이러한 ‘완전한 사회(perfect society)’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사람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322)였다. 그는 완전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정치적 평화와 경제적 평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전쟁이 없고 가난이 없는 완전한 사회 건설이 인류가 추구해야 할 비전이라는 것이다. 이후에 중세 초기 가톨릭 교부 토마스 아퀴나스는 여기에 종교적 평화를 더했다. 아퀴나스가 말하는 종교적 평화는 원래 하나님과의 평화(shalom)를 의미했지만 지금 가톨릭 교황은 종교간 평화(peace)로 바꾸어 종교통합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완전한 사회의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류가 하나로 통합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계통합 제국의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이렇게 인류사회(human society)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사해동포사상, 세계동포사상으로 발전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세계가 부족, 민족, 국가 등으로 나뉘어 있으니 전쟁은 불가피하다며 하나의 통합체제를 이루면 세계평화는 이루어 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인 알렉산더 대왕은 이러한 세계통합 제국의 비전을 성취하기 위하여 정복전쟁을 시작했다. 그는 개인의 정치적 야망이 아니라 평화로운 인류사회 건설을 위해 헌신한 것이다. 그가 그리스 군인들로 하여금 정복지 현지의 여성들과 결혼하도록 강요하고, 동서 문화를 융합시켜 새로운 세계문화를 창출하려고 했던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이후 세계지성인들과 정치인들은 전쟁도 없고 가난도 없는 유토피아적 완전한 인류사회 건설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중세시대 단테(Alighieri Dante, AD 1265-1321)는 보편제국 보편군주만이 세계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세계를 한 사람의 절대 군주가 지배하는 통합제국이 건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는 독재자가 되지 않겠는가? 단테는 아니라고 말한다. 모든 것을 가진 자는 자비롭다는 것이다. 아직 가지지 못한 것이 있기 때문에 욕심을 부리고 부당한 독재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모든 것을 가진 자는 신이 되고 싶어한다. 세계 절대군주가 되어 모든 것을 가진 자가, 이제 신이 되고 싶어하는 바로 그 자가 마지막 시대, 세계를 지배할 사악한 적그리스도이다.

 

고대와 중세 이후 많은 세월이 흘렀다. 근대에는 세계통합을 위한 시도로서 국제연맹, 국제연합(UN)이 결성되었다. 각 민족국가들의 연합체로서 국제연합이 통합제국으로 발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지금은 G 통치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G7, G20를 넘어서 G2까지 거론되고 있다. 언젠가 G1 체제가 가동될 것이다. 아무튼 세계는 통합체제를 위한 마지막 작업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장애가 있다. 가장 근본적인 장애는 민족주의와 종교근본주의이다. 그러나 민족주의가 더 문제이다. 종교는 그래도 세계주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민족주의보다는 덜 악하다. 물론 배타적으로 자신들만 진리라고 주장하는 기독교는 가장 큰 문제이다. 그러나 글로벌 엘리트들 입장에서는 세계통합을 위해서 우선적으로 원초적이고 노골적인 민족주의가 먼저 제거되어야 한다.

 

민족주의의 정신은 민족의 영광이다. 각 민족국가(nation state)가 민족의 영광을 추구하면 세계통합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세계평화체제를 꿈꾸는 글로벌 엘리트들은 민족주의는 반드시 제거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1, 2차에 걸쳐 발발한 세계대전은 민족주의가 일으킨 세계대전이었다. 이후 다민족국가 미국과 소련이 일어났고 민족주의를 단죄되었다. 이렇게 1789년 프랑스혁명 이후 지속적으로 발달해온 민족주의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이제 세계는 자유주의 및 사회주의 양대 사상이 지배하는 세계로 이행되었다. 특수주의로서 민족주의는 거세되고 보편주의(universalism)가 지배하는 세계가 된 것이다.

 

2011년 이후, 중동에 몰아친 소위 민주화 운동은 사실 지구촌에 마지막 남은 민족주의 세력을 처단한 사건이었다. 중동 아랍세계는 왕정국가 또는 대통령제 국가로 양분되어 통치되어 왔다. 중동민주화 시기에 사우디,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등 왕정국가는 하나도 다치지 않았다. 그러나 튀니지, 리비아, 이집트, 시리아 등 아랍민족주의를 주창하는 대통령제 국가들의 지도자들이 다 제거되고 거세되었다. 이라크 군 출신 지도자 사담 후세인은 일찍이 2003년에 제거되었다. 이들 대통령들은 하나같이 군부 출신이거나 군부 독재 체제의 수장들이었다.

 

한 국가에서 민족주의가 가장 강한 집단이 무엇인가? 군부이다. 장교들은 청년 때부터 사관학교에서 민족의 영광을 위하여 목숨을 바칠 것을 맹세하며 살아온 자들이다. 민족주의의 마지막 보루는 군부이다. 중동민주화로 군부가 거세된 것이다. 즉 아랍 민족주의가 거세된 것이다. 서방에서는 2차 대전 이후 군부가 거세되었고 군부는 민간 정치인들 아래에 위치하게 되었다. 한국은 1992년 김영삼 정부 때 군부가 거세되었다. 이제 마지막 남은 아랍 세계의 군부가 제거된 것이다. 이렇게 아랍 민족주의 세력이 제거되면서 세계 통합 체제 출범은 한층 가까워지게 되었다. 이제 마지막 남은 다른 장애, 즉 종교근본주의 제거 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다.

 

2차 대전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세계평화연구가 활발히 일어났다. 평화연구소들이 곳곳에 세워졌다. 양대 세계대전을 치르고 난 서방세계에서 세계평화 체제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진 것이다. 전쟁의 원인들과 발달에 대해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들은 민족주의도 문제이지만 또 하나 심각한 것은 종교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역사적으로 고질적인 분쟁들을 보면 대개 종교적 배경이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보스니아 사태, 시리아 내전, 이라크 전쟁, 인도-파키스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러시아-체첸, 중국 위구르 및 티베트 갈등 등 대부분이 종교적 배경을 지니고 있다.

 

1950년대에 이미 세계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종교통합이 필수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특히 배타적으로 기독교만 유일한 진리라고 주장하는 기독교는 더 문제이다. 그래서 종교 간 대화, 종교통합 운동이 1950년대에 시작되었다. 가톨릭에서는 스페인에서 한 저명한 신부가 시작하였고, 개신교에서는 WCC 선교분과위원회에서 호켄다이크가 시작하였다. 이슬람에서는 터키의 페툴라 귤렌이 시작하였다. 유대교에서도 시작되었다. 모두가 1950년대 초반에 시작한 종교통합 운동이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글로벌 프로젝트였다.

 

종교통합 운동은 결국 어떤 종교도 ‘우리 종교만이 유일한 진리다’ 라고 주장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만 유일한 진리다’ 라고 하면 종교 갈등이 생기며 결국 분쟁, 전쟁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좋은 방법은 주요 종교들이 하나의 체제 안에 통합되는 것이다. 모세, 예수, 무함마드를 고집하지 말고 아브라함으로 통합시키면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아브라함 종교를 창출하면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제 3 성전 건립 문제도 해결될 것이며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 간의 오랜 갈등도 끝이 날 것이다. 이것이 UN의 세계평화 프로젝트로서 종교통합운동의 마지막 종착역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이를 위한 마지막 작업을 목격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마지막 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는 주님의 교회가 시작되던 2천년 전 모드(mode)로 전환되고 있다. 당시 세계, 곧 지중해권 로마세계는 마지막 시대에 전개될 글로벌 통합제국 세계의 축소판이요, 모형이었다. 로마는 급속한 지중해권 세계화를 통해 세계 절대 제국을 건설했다. 그리고 통합 로마제국은 제국의 모든 시민들에게 황제숭배를 강요하기 시작했다. 절대제국의 황제는 언제나 정치적 권위를 넘어서 신적 권위를 추구한다. 황제는 자신을 신으로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로마황제는 적그리스도적 존재로서 장차 임박한 마지막 시대에 등장할 적그리스도 짐승의 표상이다. 이후 성도들은 배교를 강요받으며 무참히 살육당하고 죽어 갔다. 절대권력을 가진 세계제국이 성도들을 사냥한 것이다. 이것이 2천 년 전 <축소판 적그리스도 세계체제>이며 지중해권 로마제국에서 일어났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