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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 Rimbaud, Jean-Nicolas-Arthur

Joyfule 2005. 5. 4. 12:23

아침 - Rimbaud, Jean-Nicolas-Arthur 나에게도, 한 번쯤은, 사랑스러운 영웅적인 우화를 생각케 하는 따위 황금의 종이 위에 써두어야 할, 하나의 청춘이 있지 않았던가, - 너무나 운이 좋았던 청춘이! 그 어떤 죄 때문에 그 어떤 잘못 때문에 나는 오늘 지금의 이 쇠약한 모습의 보상을 얻은 것인가? 당신네들 짐승들이 슬픔에 흐느껴 운다든가, 병자들이 절망하고 있다든가 죽은 사람들이 악몽에 짓눌린다든가 그런 것을 주장하는 분들이여, 나의 전략과 나의 깊은 잠을 얘기해주지 않겠는가. 나로 말하면, 나에겐, 저 주기도문이나 천사축사(天使祝詞)인 아베 마리아를 계속 입 속으로 웅얼대는 걸인 못지 않아, 이젠 자기의 생각을 표시할 수도 없다. 나는 더 이상 이야기할 방법조차 모른다! 그렇게 말하긴 하지만, 오늘날, 나는 나의 지옥하곤 인연을 끊었다고 믿고 있다. 바로 그것은 지옥이었다. 저 옛 그대로의 지옥, 사람의 아들이 그 문을 연 지옥이었다. 그 같은 사막에서, 그 같은 밤에 나의 피로한 눈은, 언제나 저 은빛의 별을 바라보고서 각성한다. 언제나 그렇지만, 인생의 '왕자(王者)들', 저 세사람의 박사들, 마음과 영혼과 정신은 도무지 동요하는 일이 없다. 어느날, 우리들은 출발할 것인가. 모래사장을 넘어 산을 넘어서, 저쪽에 새로운 노동의 탄생을, 새로운 예지를, 폭군이나 악마들의 도망을, 미신의 증언을 예배하러 가기 위해서. 또 - 누구보다도 제일 먼저 - 지상의 크리스마스를 찬송하러 가기 위해서! 제천(諸天)의 노래, 민중의 걸음! 이 인생을 저주하지 않으리라. 詩集, 지옥에서 보낸 한 철 Rimbaud, Jean-Nicolas-Arthur, 1854.10.20 ~ 1891.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