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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개인 날 - 詩 황동규

Joyfule 2005. 7. 25. 06:38

  
    어떤 개인 날 - 詩 황동규 未明에 아무래도 나는 무엇엔가 얽매여 살 것 같으다 친구여, 찬물 속으로 부르는 기다림에 끌리며 어둠 속에 말없이 눈을 뜨며. 밤새 눈 속에 부는 바람 언 창가에 서서히 새이는 밤 훤한 미명, 외면한 얼굴 내 언제나 버려두는 자를 사랑하지 않았는가. 어둠 속에 바라지 않았는가. 그러나 이처럼 이끌림은 무엇인가. 새이는 미명 얼은 창가에 외면한 얼굴 안에 외로움, 이는 하나의 물음, 침몰 속에 우는 배의 침몰 아무래도 나는 무엇엔가 얽매여 살 것 같으다. 저녁 무렵 누가 나의 집을 가까이한다면 아무것도 찾을 수 없으리 닫은 문에 눈 그친 저녁 햇빛과 문 밖에 긴 나무 하나 서 있을 뿐. 그리하여 내 가만히 등을 보게 되리. 그러면 내 손을 흔들며 木質의 웃음을 웃고 나무 켜는 소리 나무 켜는 소리를 가슴에 받게 되리. 나무들이 날리는 눈을 쓰며 걸어가는 친구여 나는 요새 눕기보단 쓰러지는 법을 배웠다. 薄明의 풍경 눈 멎은 길 위에 떨어지는 저녁 해, 문 닫은 집들 사이에 내 나타난다.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다. 나는 살고 깨닫고 그리고 남몰래 웃을 것이 많이 있다. 그리곤 텅 비인 마음이 올 거냐. 텅 비어 아무 데고 이끌리지 않을 거냐 우는 山河, 울지 않는 사나이, 이 또한 무연한 고백이 아닐 거냐. 개인 저녁, 하늘을 물들이는 스산한 바람소리 뻘밭을 기어다니는 바다의 소리, 내 홀로 서서 그 소리를 듣는다. 내 진실로 생을 사랑했던가, 아닐 건가. 詩 황동규, 수록시집 [ 三南에 내리는 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