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원 목사의 짧은 이야기 긴 감동Ⅱ - 107. 어머니의 피 흘림
수년 전에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 어느 날,
구 소련에 속해 있던 아르메니아에서 대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그 당시 지진으로 인하여 무려 5만 5천명이나 사망했던 굉장한 참사였습니다.
그때 9층 짜리 아파트가 무너지면서 철근과 콘크리트 밑에
한 어머니와 딸이 가까스로 삼각형 틈새 속에서
목숨을 유지하며 사람들의 구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잔나라는 어머니는 네 살 먹은 가이아니라는 딸과 함께
그 작은 틈새 속에서 겨우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구조의 손길을 받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하루, 이틀, 사흘 시간은 계속 흘러갑니다.
네 살 먹은 딸 가아아니는 그 어머니 옆에 누워서 비명을 지르며
한 가지 말을 계속 토해 놓습니다.
그 아이의 애절한 말 한마디는
“엄마, 목말라. 엄마, 목말라”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가까스로 몸을 지탱하고 있던 어머니로서는
딸을 도와 줄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그때 갑자기 어머니의 머리에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어떤 광경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조난당한 사람들이 먹을 것, 마실 것 없었을 때에 피를 나누어 마시던 광경이었습니다.
그 때부터 어머니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주변을 손으로 더듬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는 바닥을 더듬다가 깨어진 유리 조각을 발견하고는
지체없이 그 유리 조각을 들어서 자기의 팔뚝을 그어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딸 옆으로 더 가까이 가서 자기의 그 팔뚝에서 흐르는 피를
자기가 사랑하는 딸 가이아니의 입술에 떨어뜨려 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엄마, 나 목말라요”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올 때마다
유리 조각으로 더 힘껏 팔목을 그어서 자신의 피를 사랑하는 딸의 목에 흘려 넣었습니다.
그렇게 두 주일이 지났습니다.
그들은 극적으로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구조되었습니다.
이 딸 가이아니는 어머니의 희생,
그리고 어머니의 피 흘림 때문에 살아났습니다.
딸에게 있어서 어머니의 피는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2천년 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달리 살길이 없고, 달리 하나님의 진노를 피할 수가 없었던 인류를 위해서
하나님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준비하셨습니다.
그는 십자가에서 거룩한 피를 뿌렸습니다.
율법을 좇아 거의 모든 물건이 피로써 정결케 되나니
피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 -히브리서 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