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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시장’ 하면 흔히 떠올리는 것이 ‘불도저 리더십’과 ‘70년대식 추진력’이다. 하지만 밥 자리에서 이 시장이 들려주는 성공비결은 이런 ‘밀어 붙이기’와는 다른 ‘뭔가’가 있는 듯 들린다. 이른바 이 시장 측근들이 말하는 ‘이명박의 5계명’이다.
◆ 계명1: 적과도 동침하라
이 시장은 서울시장에 당선된 직후 선거때 자기편에 섰던 서울시청 관계자로부터 봉투 하나를 전달받았다. ‘살생부’였다. 선거때 반대진영에 섰던 서울시 고위 공무원, 청계천 개발 불가론를 전파했던 반대파들의 명단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이들을 정리하지 않으면 시를 장악할 수 없다”는 보고서였지만 이 시장은 이를 보지도 않고 파기했다고 한다.
살생부를 보고나면 선입견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 사람들과는 함께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다고 한다. 이 시장은 지금도 “그 때 살생부에 들어있었던 사람들이 더욱 성심껏 일했기 때문에 청계천 사업과 버스체제 개편이 가능했다고 본다”는 얘기를 한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 계명2: 대리 때 과장을, 과장 때 부장을 준비하라
이 시장은 서울시장이 되기 전부터 청계천 및 버스노선 개편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모두 준비해 뒀다고 말한다. 실제 이것이 자신의 선거공약이기도 했다. 한 측근은 “이 시장은 대선에 대비해 한반도의 통일에 대비한 복안도 마련해 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시장 본인도 “현 정권은 집권하고 나서 2년내내 로드맵만 준비하다 끝났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권을 잡으려 하는 사람은 그만큼 미리 준비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뜻이었다.
이처럼 이 시장은 ‘철저한 준비’를 강조한다. 그리고 일단 결정되면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다. 그는 책도 빨리 읽고 밥도 빨리 먹고 걸음도 매우 빠르다. 이런 것이 그의 ‘불도저’ 이미지를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본인은 불도저 이미지 보다는 치밀하게 준비하는 ‘컴퓨터 이미지’를 선호하는 것 같기도 하다.
◆ 계명3: 10번 해서 안되면 100번 두드려라
청계천 복원 때 이 시장은 이 계명을 철저히 실천했다. 반발하는 상인들을 설득하기 위해 이 시장 본인과 서울시 공무원들은 이들을 방문하고 또 방문해 설득했다. 청계천복원추진본부의 ‘상인 대책팀’ 공무원들은 욕설과 멱살잡이를 당하면서도 상인들을 찾아간 횟수가 연 4200여회나 된다고 한다.
◆ 계명4: 부하들을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하라
이 시장은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이렇게 하라”고 명령하기 보다는 자발적으로 “이렇게 하겠다”고 나서도록 만드는 노하우를 활용하고 있다. 만약 시장의 명령에 수동적으로 따르는 식이라면 시장이 바뀌면 없었던 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한 예로 서울시립미물관은 공무원의 근무시간에만 개장을 했었지만 이 시장의 ‘기지’로 개장시간이 바뀌었다. “내가 근무를 마치고 보려면 오후 6시가 넘어야 하는데…”라는 이 시장의 희망사항을 박물관 관계자는 적극 받아들였다. 지금은 주중에는 밤 10시까지, 휴일과 공휴일에도 개장한다.
서울대공원도 내장객이 가장 많은 주말은 극소수 당직자들만 근무했지만 지금은 바뀌었다. 이 시장이 주말에 연락도 없이 ‘구경’을 가자 공원근무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그후 지시도 없었는데 “앞으로는 주말에도 순환근무를 하겠다”는 품의서가 올라왔다.
◆ 계명5: 동네 아저씨같은 친근감을 보여라
이 시장을 직접 만나보면 대단한 성공신화를 일군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 평범한 외모에 구사하는 용어도 그냥 동네 아저씨같다. 양말을 반쯤 벗고 발바닥을 긁기도 하고 더울 때면 윗옷을 빼 배꼽을 드러낸 채 아래위로 부채처럼 흔들기도 한다. 연설 때 한손을 호주머니에 넣는 버릇도 격식을 따지는 높은 사람 같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친근감이 이 시장에게 플러스 작용을 한다는 것이 주변의 얘기이다.
이런 이 시장이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한나라당 내에서도 극과 극이다. “미래를 열어갈 지도자감”이라는 쪽이 있는가 하면 “이명박으론 절대 안된다”는 반대파도 만만치 않다.
이 시장에 반대하는 이들은 “이 시장은 너무 공격 포인트가 많다” “자신만 옳다는 식으로 독선적이다” “건설회사 출신이어서 리더십이 거칠다” “반대를 참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이런 반대론도 ‘5계명’으로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이다.
조선닷컴 internew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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