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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발명품은 □ □ □ □ 이다

Joyfule 2006. 6. 1. 00:35
인류 최초의 발명품은 □ □ □ □ 이다

 

 

아이디어가 발명이 되기까지

 

 

2006년 05월 23일 | 글 | 편집부ㆍ |

 

 

 
인류 최초의 발명품은 뭘까? 학자들은 이쑤시개를 든다. 물론 인류학자들이 석기시대 사람들이 이쑤시개를 사용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아낸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학자들은 초기 인류의 치아에 남아 있는 홈을 분석한 결과 커다란 이쑤시개를 사용한 흔적이 분명하다고 단언한다. 이 홈들은 네안데르탈인을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에 살았던 호모 사피엔스의 치아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동물과 다른 인간 치아가 이쑤시개 발명으로

인간에게는 ‘디아스테마타’가 없다. 디아스테마타는 치아 사이에 있는 독특한 틈새로 매우 유용하면서도 식별하기 쉬운 동물의 특징 중 하나다. 개의 경우 디아스테마타는 윗턱 맨 앞에서 볼 수 있다. 동물들은 아래 어금니가 길게 비스듬히 튀어나오기 때문에 위 어금니와 인접하는 앞니와의 사이에 일정한 틈이 생긴다. 이 틈새 때문에 먹이를 잡아먹는데 결정적으로 필요한 어금니가 충분히 자랄 수 있으며 어금니와 앞니 사이에 찌꺼기가 끼지 않는다. 일부 인류학자들은 뇌의 용량이 커짐에 따라 인류의 식생활이 변하게 돼 초식을 위주로 하게 되자 디아스테마타가 필요 없게 됐다고 하지만 소나 말의 경우 완전한 초식동물인데도 디아스테마타가 있다.

아직 불을 발견하지 못한 고대인들은 음식물을 날로 먹어야 했다. 그런데 개와 달리 어금니와 앞니 사이에 디아스테마타가 없는 인간은 음식 찌꺼기가 이빨 사이에 끼어 매우 불편했을 것이다. 바로 이 불편함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의 한 방편으로 이쑤시개가 발명됐을 것이라데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발명이란 이와 같이 인간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자신에게 유익한 도구를 만드는 것, 즉 보다 편리하게 인간이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인간이 만든 어떠한 도구도 더 편리한 것이 나타나면 곧바로 과거의 것은 사라지고 새로운 것으로 대치됐다. 이것이 바로 발명가로 하여금 낙담하게 만들기도 하고 또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요인이다.


모델이 질겁한 8시간 노출 사진기

초기 사진기는 인화 기술이 없어 8시간이나 촬영해야 했다. 사진은 1902년 자전거 제조회사 `폴머앤드슈잉`이 만든 `그라플렉스` 카메라.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는 한 발명가가 전 재산을 주고 마술사로부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신비의 약’을 구입한다. 그가 모든 재산을 포기하고 약을 산 이유는 간단했다. 전세계에서 원유가 생산되는 지역을 정확하게 알고 있으므로 자신이 직접 과거로 올라가 원유를 생산한다면 세계적인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마술사가 준 약을 먹고 과거에 도착한 그는 유전지대의 땅을 헐값에 사들여 원유 생산에 박차를 가한다. 그러나 유전을 개발해 거부가 되려던 그의 꿈은 엉뚱한 일로 실패한다. 그가 도착한 시대에는 펌프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으므로 땅 속 깊이 묻혀 있는 원유를 퍼올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발명가의 좋은 아이디어가 실용화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당대의 기술이 아이디어를 뒷받침하지 못하거나 발명품의 문제점을 당장에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활을 풍요롭게 만든 발명품 중 하나인 사진기도 발명 초기에는 조롱거리에 불과했다. 최초의 사진기는 19세기 초 프랑스의 니엡스가 발명한 헬리오그래피인데, 사진에 찍힌 피사체의 형체가 뚜렷치 않아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사진을 인화할 수 있는 기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빛의 노출시간을 조절하는 셔터도 발명되지 않아 노출시간이 무려 8시간이나 됐다.

이 사진기로 태양을 찍으면 사진찍는 8시간 동안에 태양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므로 2개의 태양이 나타났다. 풍경은 그런대로 찍을 수 있었지만 사람을 찍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어서 모델들은 카메라만 보면 도망갔다. 현재와 같은 사진 인화기술은 니엡스가 죽은 8년 뒤, 프랑스의 화가 다게르에 의해 발명됐다. 다게르의 인화기술이 없었더라면 니엡스는 희안한 물건을 발명한 사람으로만 기억됐을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헬리콥터의 아이디어를 창안했지만 당시의 기술로는 하늘을 올라갈 만큼의 회전력을 얻을 수 없었으므로, 이 아이디어는 단지 재미있는 공상 차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번개 잡아 어디에 보관하나

현재 일부 발명가는 레이저를 이용해 벼락을 잡는 기술을 연구중이다. 일반적으로 벼락은 한번에 1-2천만kw의 에너지를 방출하므로 벼락을 효율적으로 잡아 저장한다면 우리나라의 에너지 문제는 단숨에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는 이 엄청난 에너지를 순식간에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이 간단하지 않다. 자동차에서 사용하는 12볼트짜리 배터리의 크기를 보면 1-2천만kw를 저장하기 위해서 얼마나 큰 규모의 저장장치가 필요한지 알 수 있다. 벼락을 잡는 기술보다 저장 기술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 정부나 대학의 대규모 연구기관이 아닌 개인 발명가가 개발 우선 순위를 혼동한다면 파산하기 십상이다.



<이종호의 '인류 최초의 발명품은 이쑤시개', '모델이 질겁한 8시간 노출 사진기
'기사 발췌 및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