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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여 그대의 창가에도 눈이 내리는가 - 고은영

Joyfule 2007. 1. 9. 01:06
      친구여 그대의 창가에도 눈이 내리는가 - 고은영 새벽에 빗소리 요란하더니 지금은 이 깊은 겨울의 중심에 모든 길을 지우며 눈이 내린다 친구여, 눈이 내린다 몹쓸 미움이 형편없는 더러움이 찰나적으로 내리는 눈에 묻혀 사라지고 온 세상의 어둔운 길들을 하얗게 지운다 부유하나 가난하나 높으나 낮으나 세상은 흰 눈의 나라로 우리는 흰 눈으로 하나가 되어 흘러가는 중이다 때론 버겁고 아픈 상처에 떠나간 모든 이별 위에 그대를 그리는 사랑 위에 저렇게 내리는 눈처럼 우리 인생의 가슴에도 순백의 새 살이 돋으면 좋겠다 잿빛 낮은 하늘이 가슴에 뭉텅이로 고여 오면 막막한 그리움은 눈길을 걸어 세상을 굽이치고 이 황홀한 고독위에 아름다운 눈물로 젖어가는 일인데 친구여.. 그대의 창가에도 눈이 내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