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터널 하나 갖고 싶네 - 김영교

Joyfule 2005. 12. 12. 01:28

    터널 하나 갖고 싶네 - 김영교 근사한 터널 하나 갖고 싶네 마른 식빵 같은 터널이 아닌 찰진 터널 하나 갖고 싶네 묵은 군살을 잘라내고 기름 낀 내장도 벗겨내고 한번쯤은 지나가보고 싶은 그런 터널 하나 갖고 싶네 그 터널에 등불 밝혀 두고 싶네 조팝나무 꽃등불 촘촘히 달아 놓고 향기로운 메아리도 걸어두고 싶네 터널 입구에 햇살이 모여 살듯 터널 끝에도 희망을 뿌려두고 싶네 밤낮 그리움 환하게 밝혀두고 싶네 사랑하는 그 사람 생각하고 싶네 그 사람 기다리며 살아가고 싶네 짜안하게 그 사람 맞이하고 싶네 그 사람 뜨겁게 사랑하고 싶네 조팝 꽃 빛깔로 물들여 주고 메아리처럼 흐느끼게 하고 싶네 그 사람 잠시 숨막히게 하고 싶네 아예 함께 무너지고도 싶네 하지만 그 사람 머물게 할 수 없네 그저 지나가게 하고 싶네 더 있고 싶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믿고 싶네 그래도 그 사람 보내주고 싶네 <문학과 창작, 2002,5월호>

    '━━ 감성을 위한 ━━ > 영상시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거래사 전문 - 도연명  (0) 2005.12.14
    감옥 - 이정하  (0) 2005.12.13
    Lake Isle Of Innisfree - 예이츠  (0) 2005.12.11
    * 규원가 * 허난설헌  (0) 2005.12.11
    적막한 바닷가 - 송수권  (0) 2005.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