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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 - 위선환

Joyfule 2007. 12. 10. 01:42
      
      
      혼잣말 - 위선환  
      나는 더디고 햇살은 빨랐으므로 
      몇 해째나 가을은 나보다 먼저 저물었다
      땅거미를 덮으며 어둠이 쌓이고 
      사람들은 돌아가 불을 켜서 내걸 무렵 
      나는 늦게 닿아서 두리번거리다 깜깜해졌던, 
      그렇게 깜깜해진 여러 해 뒤이므로
      저문 길에 잠깐 젖던 가는 빗발과 
      젖은 흙을 베고 눕던 지푸라기 몇 낱과 
      가지 끝에서 빛나던 고추색 놀 빛과 
      들녘 끝으로 끌려가던 물소리까지, 
      그것들은 지금쯤 어디 모여 있겠는가
      그것들 아니고 무엇이 
      하늘의 푸른빛을 차고 깊게 했겠는가
      하늘 아래로 걸어가는 길이 참 조용하다
      사람의 걸음걸이로 여기까지 걸어왔구나  
      더디게 오래 걸어서 이제야 닿는구나  
      목소리를 낮추어 혼잣말 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