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랜드硏 베넷박사 주장“서울에 탄저균10㎏ 뿌리면 90만명 사망
한국인들 대량살상무기 위협에 너무 둔감”
[조선일보 장일현 기자]
북한은 남한을 기습 공격할 때 생화학 무기, 핵폭탄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사용해 초반 전쟁 주도권을 확보하려 할 것이며, 특히 북한이
보유한 화학물질 중에는 우리 군의 방독면으로 막을 수 없는 것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내용은 미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박사가 최근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KIDA)의 영문저널 ‘The Korea Journal of
Defen se Analysis’에 기고한 연구보고서에 담겨 있다며 한나라당 황진하(黃震夏) 의원이 6일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서 베넷 박사는 “북한은 현재 5000t 정도의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시에는 5000t, 전시에는 1만2000t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며 “신경성과 수포성, 혈액성, 구토, 최루성, 독성 산업용 물질 등 종류가 다양하며, 장사정포(長射程砲)
미사일, 기타 폭탄 등 전달체계도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화학물질 중 ‘TIC(Tox ic Industrial Chemicals)’로
불리는 독성 산업용 화학물질은 일반 군용 화생방 장비로는 탐지되지 않으며, 현재 군에서 사용되고 있는 방독면이나 보호의로는 방어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북한은 생물무기로 탄저균, 보툴리늄, 콜레라, 천연두, 결핵균 등 15 종류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생물무기 보유 여부는
지난 93년 러시아 해외정보국(RFIS)이 밝힌 적이 있고, 미국 중앙정보부(CIA)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베넷 박사는 또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 “북한이 8000개의 폐연료봉을 재처리했을 경우, 현재 8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해외정보국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은 지난 92년 구소련으로부터 56~200㎏ 정도의 플루토늄을 밀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 정보가 사실이라면 많게는 60개의 핵무기를 생산하기에 충분한 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피해 규모에 대해, 맑은 밤 서울의 30㎢ 지역에 탄저균 10㎏을 살포했을 경우 최고 90만명이, 사린가스 1t을
7.8㎢ 지역에 뿌리면 23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12.5㏏(킬로톤)의 핵무기를 공중폭발시키면 7.8㎢ 지역에서 최고
23만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넷 박사는 “한·미 양국은 북한의 강력한 WMD 전력 보유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미 국방부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가 바로 북의
핵과 생화학 전력(戰力)”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러한 위협에도 한국 정부는 이제 ‘주적(主敵)’이란 표현을 쓰지 않고, 공격 위협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지 않고 있으며, 많은 한국 국민들도 이런 무기를 위협적으로 보지 않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장일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