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김종효 기자]
조용기목사 이슬람채권법(수쿠크법) 발언파문, 정부 '안절부절'
이른바 '수쿠크(Sukuk) 법'이라고 불리는 이슬람 채권법 도입을 놓고
이명박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던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가 지난 2월 24일 이명박 대통령의 하야까지 주장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수쿠크법은 이슬람채권법을 일컫는 말이다.
이슬람 율법에서는 이자를 금지하며 대신 임대료, 배당, 양도소득 등을 지급하는 이슬람만의 독특한 금융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때 발행하는 이슬람 율법상의 채권이 바로 수쿠크이다. 수쿠크 발행자는 특정사업에 투자한 것에 따르는 수익 혹은 부동산 등 자산을 매매·임대한 수익으로 배당금을 책정해 투자자들에게 돌려준다.
그런데 이렇게 배당금을 책정해 돌려주는 과정에서 상당 금액의 세금이 발생하게 된다. 정부는 이 세금을 면제해주겠다는 수쿠크 법 도입을 검토한 것이다. 정부는 이슬람 자본 등의 유치를 위해 이 수쿠크에 대해 법인세, 양도세, 부가세, 취·등록세 등 일체의 세금을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용기 목사는 지난 2월 24일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한국교회협의회 신임회장 이영훈 목사의 취임 감사예배에서 축사한 내용 중 "정부가 이슬람채권법의 입법화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추진시 이명박 대통령의 하야 운동을 벌일 것"이라며 "정부가 이슬람 지하자금을 받기위해 이슬람을 지지한다면 철저히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와도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또 이슬람 자본에 대해 "단순한 돈이 아니다. 이슬람 포교가 수반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용기 목사는 이슬람채권법이 논란이 되자 직접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전화를 걸어 "절대 통과돼서는 안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날 발언에서 전날인 23일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을 만난 얘기를 하며 "어제 만난 장관이 내게 1시간동안 설득을 하던데 '법안이 통과되면 당신이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이다. 우리는 결사반대해야한다'고 답했다"는 말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종교가 이슬람채권법과 관련해 정부정책에 적극 개입하기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오히려 이번 조용기 목사의 발언은 종교의 정부정책 개입보다는 이른바 친(親)MB 세력이라 불리던 이들이 등을 돌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현상을 정권 말기에서 보이는 레임덕 현상과 연관시키기도 한다.
앞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교단대표들도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와 만나 "이슬람채권법을 찬성하면 '낙선운동'도 불사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기독교 신자로 면담 자리에 참석한
이혜훈 의원은 "다른 참석자가 '구미에 계신 분이 서울에 못올라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밝혔다.
만일 이슬람채권법 통과가 된다면 김성조 기획재정위원장의 낙선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주장인 것이다.
안상수 대표는 이에 대해 "무서운 말씀들을 하신다"며 "반대 취지를 해당
상임위원회에 충분히 전달하고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측은 이슬람에는 금융수입의 2.5%를 '자카트(자하드)'라는 이름으로 자선단체에 기부하도록 의무화돼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기부 후 해당 내역이 바로 파기가 되기 때문에 이것이 바로 테러단체에 흘러갈 수 있는 가능성을 주장했다.
정부는 자카트(자하드)를 기독교의 십일조 헌금과 유사한 개념이라고 설명을 했다. 또 수쿠크에 대해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라 '역차별을 해서'해 다른 채권과 같은 조건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슬람채권법에 대한 오해를 풀고 임시국회에서 법 통과를 기대해보겠다는거다.
하지만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이슬람채권법은 논의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이슬람채권법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기로 했다.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우선 민주당과 내부 일부에서도 반발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가운데 기독교까지 반발하자 굳이 4월 재보선 직전에 이같은 법안을 처리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회기에 처리되지 않는다고 해서 이슬람채권법 논란은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기독교계까지 적극적으로 논쟁에 뛰어들며 분란만 더 가중될 전망이다.
김종효 phenomdark@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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