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의 꿈 - 리차드 바크 4
ㅡ Richard Bach ㅡ
우리 모두 속에 살고 있는 진정한 조나단 시걸에게....
가장 높이 날으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본다.
제 1부 - 4
행운의 여신이 그에게 미소를 보냈는지 그는 결국 죽지 않았고 속도 비행은 성공했다.
이렇게 하여 조나단은 자기의 부리를 하늘 쪽으로 곧바로 치켜 올리고
시속 250 킬로미터로 여전히 날고 있었다.
그가 시속 30 킬로미터까지 속도를 줄이고 마침내 날개를 폈을 때
고깃배들은 1,200 미터 아래의 바다 위에 빵부스러기처럼 흩어져 있었다.
그의 생각은 완전히 적중했다.
최대한의 속도, 시속 340 킬로미터로 비행하는 갈매기!
그것은 확실히 경이적인 성공이었고
갈매기의 역사 속에서 가장 위대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조나단에게는 새로운 세계가 열린 것이다.
그는 곧 자신밖에 없는 외로운 연습장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2,400 미터 상공에서 급강하를 시도하기 위해
날개를 접고 회전하는 법을 알아내려고 애썼다.
그러는 과정에서 그는 단지 날개의 끝을 아주 조금씩 움직이면
맹렬한 속도에서도 유연하고 완전한 방향전환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나 조나단이 그러한 사실을 깨닫기까지에는
그같은 맹렬한 속도에서 날개를 크게 움직이면 균형을 잃고 바람개비처럼 맴돌다가
결국 물 위로 추락하고야 만다는 쓰라린 실패를 겪어야만 했던 것이다.
조나단은 리빙스턴은 그러한 도전과 실패를 거듭한 결과
갈매기 역사상 최초로 곡예 비행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다른 갈매기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잊고
해가 저물어 어두워졌는데도 그는 계속해서 비행 연습을 했다.
그리하여 공중 회전, 저속 옆으로 돌기, 바람개비 돌기, 맴돌며 강하하기 등
여러가지 새로운 비행법을 체득했다.
조나단은 언제나 밤이 이슥해서야 해변의 갈매기떼에게로 돌아왔다.
그는 너무 피곤해서 현기증이 일어날 정도였다.
그럼에도 마음은 매우 흡족하여 착륙하기 위해
수평 비행을 하다가도 한바퀴 공중 회전을 하고는 사뿐히 내려앉았다.
다른 갈매기들이 이 한계 돌파에 관한 경이적인 사실을 듣게 되면 얼마나 기뻐할 것인가?
이제 우리들의 생활은 삶으로써의 풍부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으니!
하찮은 먹이를 구하기 위해서 고기잡이 배와 해변 사이를
단조롭고도 변함없이 오고가는 행위가 아닌 진정한 삶의 목적은 달리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전의 무지로부터 벗어나 스스로를 향상시킬 수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지적이고 우수한 재능을 소유한 뛰어난 생물임을 자랑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떤 비행술이라도 터득할 수 있다!
조나단의 마음 속에 있는 미래는 희망으로 가득차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가 해변에 도착했을 때, 갈매기들은 회의를 하기 위해서 모여 있었다.
그런데 조나단은 그들이 자신을 기다리며 오랫동안 그렇게
모여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조나단 리빙스터, 나오시오!
연장자인 갈매기의 말은 극히 형식적으로 들려왔다.
그런데 중앙으로 나와 서라는 것은
지독한 수치나 혹은 커다란 명예를 수여할 때 있는 일이었다.
명예를 수여하기 위해서 가운데로 나오라는 것은
갈매기의 최고 지도자를 임명할 때의 관례인 것이다.
그는 생각해 보았다.
물론, 오늘 아침 먹이를 찾으러 나갔을 때, 그들은 나의 한계 돌파를 목격했겠지.
그러나 나는 무슨 명예도 바라지 않고 또 지도자가 되고 싶은 욕심도 없다.
다만 내가 터득한 것을 나누어 갖고 싶을 뿐이며
우리 모두의 앞에 펼쳐져 있는 무한한 수평선을 보여 주고 싶을 뿐이었다.
조나단은 앞으로 걸어 나갔다
"조나단 리빙스턴!
그대는 다른 모든 갈매기들 앞에서 명예스럽지 못한 문책을 받을 것이오."
이 말을 듣는 순간,
조나단은 마치 몽둥이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다리의 맥이 풀리고 깃은 힘없이 축 처져 버렸다.
그의 귀에서 울리는 윙윙거리는 소리로 머리까지 띵해 왔다.
모욕을 받기 위해 중앙에 서라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계 돌파! 이들 중에서 그것을 이해하는 갈매기가 하나도 없단 말인가!
뭔가 크게 잘못된 것이다!
"....무책임하고도 무모한 행동을 하여.... "
그 엄숙한 목소리는 마치 무슨 선고문을 낭독하는 듯이 느껴졌다.
너는 갈매기족의 존엄과 전통을 거역한 데 대한....
불명예로 중앙에 나와 선다는 것은 갈매기들의 집단으로부터 추방되어
멀리 떨어진 벼랑에서 외롭고 쓸쓸하게 살아야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조나단 리빙스턴,
그대는 무책임한 행위를 보상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먹기 위해 세상에 태어났으며, 살아 남아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제외한 또 다른 이유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또 앞으로도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다."
모든 갈매기들은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조나단 리빙스턴은 연장자의 말에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그래서 원래 회의의 선언에 대하여 항의하는 것은 안되는 법인데
조나단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높였다.
"무책임하다고요? "
그는 크게 외쳤다.
"형제들이여!
산다는 것의 의미와 생활에 대해서 더 숭고한 목적을 찾고 갈구하는 갈매기보다
더 책임있는 갈매기가 과연 누구란 말입니까?
우리는 수천 년 동안이나 물고기를 찾아 다녔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살아가야 할 목적을 갖게 된 것입니다.
배우고, 발견하고, 그래서 좀더 자유롭게 되어야 할 이유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저에게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그래서 내가 발견한 모든 것을 여러분들 앞에서 보여 줄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갈매기들은 모두 돌처럼 묵묵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형제의 인연은 이미 끊어졌다.
갈매기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쳐댔고 일제히 자신들의 귀를 막으며 그에게 등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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