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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 김용택

Joyfule 2005. 7. 4. 14:16

강 - 김용택 이 세상에 소리없이 흐르는 강물은 없다 강가에 나가 나무에 등을 기대고 서서 발끝으로 땅을 친다 어디에나 해가 지고 발끝에 채인 흙속에서 서로 얽힌 흰 풀뿌리들이 들어난다 강물에서는 하얀 달빛이 부서지고 물을 보는 내 마음에서는 산들이 가만가만 흔들린다 삶은, 달이 지나가는 물길만큼 많은 밤들을 뒤채이며 갈 수 밖에 없다 산아 나무야 서쪽에 돋는 별들아 나는 너희들에게 나를 기대고 내 인생을 견디었다 이 세상 그 무엇으로도 저 강 저 깊은 달빛을 건질 수 없듯이 이 세상 그 어떤 가지와 뿌리로도 닿지 않은 깊은 곳이 있을지라도 이 세상에 소리없이 흐르는 강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