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겨울 나무 - 이정하

Joyfule 2008. 2. 6. 02:55
  
겨울 나무 - 이정하  
그대가 어느 모습 
어느 이름으로 내 곁을 스쳐 지나갔어도 
그대의 여운은 아직도 내 가슴에 
여울되어 어지럽다. 
따라나서지 않은 것이 
꼭 내 얼어붙은 발 때문만은 아니었으리. 
붙잡기로 하면 붙잡지 못할 것도 아니었으나 
안으로 그리움 삭일 때도 있어야 하는 것을. 
그대 향한 마음이 식어서도 아니다. 
잎잎이 그리움 떨구고 속살 보이는 게 
무슨 부끄러움이 되랴. 
무슨 죄가 되겠느냐. 
지금 내 안에는 
그대보다 더 소중한 또 하나의 그대가 
푸르디푸르게 새움을 틔우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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