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이혼 - 문병호 교수
3. 한 몸을 깨뜨리는 이혼
“약혼 후에 범한 간음이나 사통이 결혼 전에 발각되면 순결한 편에서
그 약혼을 공정하게 해소할 수 있는 사례가 된다.
결혼 이후에 간음을 한 경우에는 순결한 편에서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것과
범법한 편을 마치 죽은 자처럼 여겨 이혼 후에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합법적이다.
사람의 부패가 얼마나 대단한지 하나님이 결혼으로 결합시킨 자들을
부당하게 단절시키려고 궁리하는 데 열의를 쏟는 경향이 있을 정도이나,
설혹 그렇다 치더라도 간음 외에는 결혼의 유대를 해소할 만큼 충분한 원인은 그 어디에도 없다.
이혼 절차에 있어서는 공적이고 질서 있는 과정이 준수되어야 한다.
그 당사자들은 자신들의 사건에 있어서 자신들의 뜻과 재량에 방임되지 않는다.”(웨민24.5~6)
순결의 의무는 결혼한 남녀는 물론 약혼한 남녀에게도 요구된다(신 22:23~24).
하나님이 한 몸이 되게 하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한다(마 19:6, 막 10:9).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그 무엇보다 더 밀접하다고 하나,
그 긴밀함이 부부의 한 몸 됨에는 미치지 못한다.
부부의 연합체(societas, society)를 깨뜨리는 것은 부모가 자식을 유기하거나
자식이 부모를 유기하는 것보다 더 극한 패륜(悖倫)이다.
하나님이 구약 백성에게 이혼 증서를 주고 아내를 내보내는 것을 허용하신 것은
그들의 완악함이 너무나 지나쳐 그 수준에서나마 언약 가정의 순수함을
지키고자 하셨기 때문이었는데(신 24:1~4, 마 19:7~8, 막 10:3~5),
사악한 자들은 이를 구실로 삼아 현숙한 아내를 내쫓고 간부(姦婦)를 들이고자 하였다(시 50:1).
이런 현실을 아시고 주님은 음행한 연고 없이 이혼하는 것은
음행을 조장하게 된다고 지적하셨다(마 5:31~32, 19:9, 막 10:11~12).
음란한 몸은 마치 종기와 같아서 몸의 일부라고 할 수 없으므로 잘라내야 마땅하지만,
음행에 대한 판단은 어느 일방에 자의적으로 맡겨져서는 안 된다.
결혼의 증인은 하나님이시다(말 2:14). 하나님은 이혼하는 것을 미워하신다(말 2:16).
부부는 통상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용서하는 것 이상으로 용서해야 하며(마 18:22),
통상 허다한 죄를 덮는 이상으로 사랑해야 한다(벧전 4:8).
그 어떤 경우도 이에 대한 절대적 예외가 될 수 없으며, 음행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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