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귀로 - 이형기

Joyfule 2006. 10. 18. 00:56
       
    귀로 - 이형기
    이제는 나도 옷깃을 여미자 
    마을에는 등불이 켜지고 
    사람들은 저마다 
    복된 저녁상을 받고 앉았을 게다 
    지금은 
    이 언덕길을 내려가는 시간 
    한오큼 내 각혈의 
    선명한 빛깔 우에 바람이 불고 
    지는 가랑잎처럼 
    나는 이대로 외로와서 좋다 
    눈을 감으면 
    누군가 말없이 울고 간 
    내 마음 숲 속 길에 
    가을이 온다. 
    내 팔에 안기기에는 너무나 벅찬 
    커다란 가을이 
    숭엄한 가을이 
    아무데서나 나를 향하여 밀려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