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나에게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 문정순

Joyfule 2006. 9. 1. 01:09




      
      

      나에게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 문정순 나에게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봄날 환한 웃음으로 피어난 꽃같은 아내 꼭 껴안고 자고 나면 나의 씨를 제몸 속에 키워 자식을 낳아 주는 아내 내가 돈을 벌어다 주면 밥을 지어주고 밖에서 일할 때나 술을 마실 때 내 방을 치워놓고 기다리는 아내 또 시를 쓸 때나 소파에서 신문을 보고있을 때면 살며시 차 한잔을 끓여다주는 아내 나 바람나지 말라고* 매일 나의 거울을 닦아주고 늘 서방님을 동경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내 소유의 식민지 명분은 우리 집안의 해 나를 아버지로 할아버지로 만들어주고 내 성씨와 족보를 이어주는 아내 오래전 밀림 속에 살았다는 한 동물처럼 이제 멸종되어간다는 소식도 들리지만 아직 절대 유용한 19세기의 발명품 같은** 오오, 나에게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미당의 시 **매릴린 옐롬 [아내]

'━━ 감성을 위한 ━━ > 영상시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가을 - 박해옥  (0) 2006.09.03
곁가지 - 이화국  (0) 2006.09.01
한밤중에 - 문정희  (0) 2006.08.31
제부도 - 이재무  (0) 2006.08.30
안녕 캠브리지여! - 서지마(徐志摩)  (0) 2006.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