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달도 부끄러워 - 김남주(金南柱)

Joyfule 2007. 4. 6. 08:46
    
     
      달도 부끄러워 - 김남주(金南柱)
      차마 부끄러워 
      밤으로 찾아든 고향 
      달도 부끄러워 숨어 버렸나 
      보이는 것은 어둠뿐 
      들판도 그대로 어둠으로 깔리고 
      어둠으로 보이는 것은 농민의 
      농민에 의한 농민을 위한 허수아비뿐이다 
      차마 부끄러워 
      어둠으로 기어든 마을 
      똥개도 부끄러워 짖지를 않나 
      길은 넓혀졌지만 지붕도 벗겨졋지만 
      개똥불처럼 전깃불도 가물거리지만 
      윈귀처럼 소소리처럼 들리는 한숨 소리 껍데기뿐이다 
      차마 부끄러워 
      도둑처럼 부끄러워 엿보지 않나 
      텅빈 마당이 허전하고 
      텅빈 마굿간이 허전하고 
      발길에 밟히는 것은 소스라치게 놀라 달아나는 쥐새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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