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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 - 오세영

Joyfule 2006. 1. 19. 07:24
      담 - 오세영 나무가 항상 한 곳에만 서 있다고 해서 갇혀 있다고 생각지 마라 움직이는 인간은 담을 쌓지만 서 있는 나무는 담을 허문다. 날아온 梧桐 씨 하나자라서 제 선 돌담을 부수고 담쟁이 칡넝쿨 또한 담을 넘는다. 인간은 다투어 담을 쌓아 그 안을 삶, 밖을 죽음이라 이르건만, 그 안을 善, 그 밖을 또 惡이라 이르건만 모두는 원래가 한가지로 흙. 인간의 분별은 담과 담 사이에 길을 내서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마라고 하나 나무에겐 이 세상 모든 곳이 또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