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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칼

Joyfule 2012. 2. 18. 07:34

 

대통령의 칼

 

 

윤창중 / 문화일보 논설실장

 

이런 식으로 국민을 우롱해?
대통령!
대통령실장!
국가정보원장!
청와대 민정수석!
감사원장!
금융감독원장!
국세청장!
 
거듭 말하지만 저축은행 비리는 더 이상 누를래야 누를수 없는 민란 전야(民亂前夜)의 폭풍이다. 
국민이 아무 것도 모르고 사는 바보인 줄 알고 땅에 꽝꽝 묻어 매립할사안으로 생각하면 불행해진다.
 
틀림없이. MB·한나라당 정권이 임기 남겨두고 반신불수 마비되고,
다음 정권까지 잃어버리게 만들 결정적인 사건이
바로 저축은행 비리 사태임을 지금이라도 똑바로 인식하라!
 
33년 전 미군이 몰래 파묻은 고엽제 드럼통의 진실까지 저 먼 미국에서 터져 나오는 판에. 설령 묻어두고 축소한다 해도 정권 끝나면 검찰에, 청문회에 불려다니는 불행의 씨앗이 된다!

MB, 대통령의 칼―손에 쥐고 있는 사정(司正)의 칼을 이제라도 여한없이 휘둘러라.
 
어떻게 칼을 휘두르느냐?
부산저축은행 간부들이 죄다 광주제일고 출신이라 해서
정치자금 살포를 광주· 전남 지역에만 멈췄을 거라? ?
민주당이 몇번 소리지르는 시늉하다가 ‘로 키’로 가져가는 이유?
뻔하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 동안 권세 부렸던 광주 · 전남 전·현 금배지들, 성한 사람 있을까?
 
돈 장사했던 부산·경남 지역의 한나라당 권세가들?!
그러니 입다물고 있다가 금배지들끼리 떠들다 끝낼 국정조사하자는 것.  
여러 정권의 권력형 부정부패를 넌더리나게 겪으며 살아온 국민은 본능적으로 안다.
 
서민 저축 갖고 영·호남 정치세력이 장난친 돈잔치라는 걸!
MB가 이 거악(巨惡)들의 시궁창 내막을 뻔히 알면서도 적당히 임기 채우고 나갈 계산에서 머뭇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MB가 이번에 은진수의 개입 사실이 보도되기 전까지 몰랐다?
 
진정 그렇다면 보고하지 않은 권력 라인부터 모조리 잘라내는 것으로‘대통령의 칼춤’이 시작돼야 한다.
비리가 나오면 나오는 대로 국가 정의의 이름으로 칼춤을 춰야 한다.
 
국민이 엄청난 박수 세례를 보낼 것!!
아, 의외다, MB가 바뀌었구나. ‘고소영’ 사람들만 챙기는 줄 알았는데. MB, 나중에 어떡하려고 주저하는가! 감투 나눠준 대선캠프 출신들, 선진국민연대 출신들. 결국 고구마 줄기 뽑혀 나오듯이 달려 나오게 돼 있다.
 
지금 너무 아슬아슬 임기말을 보내고 있다.
게이트가 몇 건만 터져나오면 저항할 수 없는 물길에 휩쓸리며
온갖 수모를 겪다가 황량한 사저로 돌아간다.
 
측근?
친인척?
여야 정치 거물?
비리가 캐져서 나오든, 절로 굴러서 나오든 일도(一刀)로 다스려야 한다.
 
이게 무슨 공정사회인가?
이자 몇 푼 더 받아보려다가 길바닥에서 3개월 넘도록 피눈물 흘리는저 피해자들의 통한, 그걸 누가 씻어줘야 하는가?
MB, 누가 거악 세력인지 알고 있지 않은가?
 
쇠고랑 채워서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