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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로 쓰다 - 천 양희

Joyfule 2006. 1. 13. 01:16
 
만년필로 쓰다 - 천 양희 
봉해둔 만년필이 있다. 불란서生 몽블랑
어떤 생각이 머리를 탁 친다. 만년필로 쓰는 生! 
나는 가지 않은 길을 쓴다. 모르는 
길은 몰라서 눈부시다. 몇 갈래
길이 발목을 휘감는다. 아직도 
꿈은 목메이게 길어 
산절까지 닿는다. 푸른 것 들이 
나를 따라온 적막을 적신다. 나는 
알 수 없는 신명에 젖는다. 生이 다시 
울창해지고 길들이 수런 거린다. 
몽블랑 정상까지 꽉 찬 언덕길 
새벽별 보고 빌던 내 삶의 
끈끈이풀이 일어난다. 나는 
올라가야 한다고, 풍선마냥 가볍게. 
길은 험하나 꿈은 무성하다 
萬年雪 뒤로 지저귀는 눈꽃들 
길이 하얗다. 너무 하얘서 
옛 說話 속 雪宮에서 
사랑을 위하여 왕실을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