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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망록 - 문정희

Joyfule 2006. 2. 26. 01:05
    
    비망록 - 문정희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 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