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새 - 김지하

Joyfule 2007. 9. 6. 02:54
   
 새 -  김지하
 저 청청한 하늘 
저 흰구름 저 눈부신 산맥 
왜 날 울리나 
날으는 새여 
묶인 이 가슴 
밤새워 물어뜯어도 
닿지 않는 마지막 살의 그리움이여 
피만이 흐르네 
더운 여름날의 썩은 피 
땅을 기는 육신이 너를 우러러 
낮이면 낮 그여 한 번은 
울 줄 아는 이 서러운 눈도 아예 
시뻘건 몸뚱어리 몸부림 함께 
함께 답새라 
아 끝없이 새하얀 사슬소리여 새여 
죽어 너 되는 날의 길고 아득함이여 
낮이 밝을수록 침침해 가는 
넋 속의 저 짧은 
여위어 가는 저 짧은 볕발을 스쳐 
떠나가는 새 
청청한 하늘 끝 
푸르른 저 산맥 너머 떠나가는 새 
왜 날 울리나 
덧없는 가없는 저 눈부신 구름 
아아 묶인 이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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