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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2 - 김용택

Joyfule 2007. 3. 10. 01:41
 
   
섬진강2 - 김용택
저렇게도 불빛들은 살아나는구나 
생솔 연기 눈물 글썽이며 
검은 치마폭 같은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불빛은 살아나며 
산은 눈뜨는구나 
어둘수록 눈 비벼 부릎뜬 눈빛만 남아 
섬진강물 위에 불송이로 뜨는구나 
누이는 매운 눈 비벼 불빛 살려내며 
치마폭에 쌓이는 눈물은 
강물에 가져다 버린다 
누이야 시린 물소리는 더욱 시리게 
아침이 올 때까지 
너의 허리에 두껍게 감기는구나 
이른 아침 어느새 
너는 물동이로 얼음을 깨고 
물을 퍼오는구나 
아무도 모르게 
하나 남은 불송이를 
물동이에 띄우고 
하얀 서릿발을 밟으며 
너는 강물을 길어오는구나 
참으로 그날이 와 
우리 다 모여 굴뚝마다 연기 나고 
첫날밤 불을 끌 때까지는 
스스로 허리띠를 풀 때까지는 
너의 싸움은 너의 정절은 
임을 향해 굳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