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아버지 - 박두진

Joyfule 2006. 10. 6. 00:46
      아버지 - 박두진 철쭉꽃이 필 때면, 철쭉꽃이 화안하게 피어 날 때면, 더욱 못 견디게 아버지가 생각난다. 칠순이 넘으셔도 노송처럼 정정하여, 철쭉꽃이 피는 철에 철쭉꽃을 보시려, 아들을 앞세우고 관악산, 서슬진 돌바위를 올라 가셔서, 철쭉나물 캐어다가 뜰 앞에 심으시고 철쭉꽃이 피는 것을 즐기셨기에, 철쭉 나물 캐어드신 흰 수염 아버지가 어제같이 산탈길을 걸어 내려 오시기에, 철쭉꽃이 피는 때면, 철쭉꽃과 아버지가 한거번에 어린다. 물에 젖은 둥근 달 달이 솟아 오르면, 흰 옷을 입으셨던 아버지가 그립다. 달 있는 천변(川邊) 길을 늦게 돌아오노라면 ---- 두진이냐 ...... ? 저만치서 커다랗게 불러 주시던 하얗게 입으셨던 어릴 때의 아버지 ...... 4월은 가신 달, 아아, 철쭉꽃도 흰 달도 솟아 있는데, 손수 캐다 심어 놓신 철쭉꽃은 피는데, 어디 가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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