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도 나는 별여행을 떠난다
- 김주혜
처녀좌를 출발하여 사파이어
그 푸른 빛의 사슬을 따라갔다
좀생이별들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새순처럼 돋아나고 있는 별무리들을
한점 한점 획을 그으며 따라갔다
사다리꼴의 별들이 자리를 떠나고
꼬리별이 어둠을 가로지른 지 얼마되지 않아
황금색의 일등성 별 하나가
사자후를 터뜨리며 멈추었다
멈춘 거기,
거꾸로 매달린 채 떠 있는 별자리가 있었다
긴 사슬에 얽혀 불목하니로 살아가는 내 별자리
나를 자꾸 뒤돌아보게 하며
떨며, 서성이게 하는
유난히 추워보이는 저 별이
언제쯤 저 사슬을 끊고
먼 과거로부터의 굴레를 떠나
푸른 별숲의 함성을 껴안을 수 있을까
오늘밤도 나는 별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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