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성을 위한 ━━/세상보기

"오바마 암살" 인터넷 장난 글 올린 대학생에 이례적 중형 선고

Joyfule 2012. 8. 26. 02:29

http://media.daum.net/foreign/newsview?newsid=20120825030203008

美법원 "사이버 공간에 글 쓴다는 건, 전세계에 쓰는 것과 마찬가지"

"오바마 암살" 인터넷 장난 글 올린 대학생에 이례적 중형 선고
"실제 살해 의도 없었더라도 경종 울리기 위해 엄벌 내려"
조선일보|워싱턴|입력2012.08.25 03:02

 

"이번 주 마이애미대에서 오바마를 암살하려 하는데 함께할 사람 없느냐."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칼리지에서 음악을 전공하는 대학생이자 록그룹 멤버이기도 한 호아킨 세라피오(21·사진)는 지난 2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마이애미에 온다는 뉴스를 보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며칠 후 오바마 대통령이 도착한 날에는 "오늘 오바마 연설 보러 가는 사람들은 휴대전화 꺼내 동영상 찍을 준비하고 있어라. 내가 오바마 머리에 총알을 박을 건데 놓치지 말고 유튜브에 올려야지!"라고 썼다. 모두 '장난'삼아 올린 것이었고, 세라피오는 오바마의 연설 현장에도 가지 않았다.

↑ [조선일보]

하지만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됐고 이를 발견한 대통령 경호 담당 비밀경호국(SS)은 수사를 시작했다.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압수한 세라피오의 휴대전화에서는 한 친구가 "네가 올린 글 때문에 곤경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하자 세라피오가 "이 공산정권에게 내가 죽을 수도 있어. 하지만 누가 날 죽이러 오면 한판 붙어야지"라고 답한 문자메시지가 발견됐다. 그러나 세라피오가 실제로 대통령 암살을 모의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고, 비밀경호국도 그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행동으로 옮길 계획은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자신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두려움을 느낀 세라피오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사과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내 행동은 정말 유치하고 멍청했다. 난 대통령이나 다른 사람을 해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지만, 불편을 끼쳐 드려 사과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23일(현지시각) 마이애미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세라피오에게는 '3년 보호관찰형, 4개월 가택연금형, 25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이 선고됐다. 실형은 아니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훨씬 강한 판결이었다. 마르시아 쿠크 판사는 "일부 젊은이들이 인터넷의 파급력, 위험성을 잘 알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글을 쓰는 데 대해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쿠크 판사는 이 같은 맥락에서 세라피오에게 '인터넷 글 하나하나가 얼마나 위험하고 영구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반성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도록 명령했다. 또 '250시간 사회봉사'도 초·중·고 학생들을 상대로 인터넷 사이트 이용에 주의해야 한다는 주제의 강의를 하도록 권고했다.

지난해에는 영국에서 폭동 와중에 페이스북에 선동글을 올린 젊은이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당시 영국 법원은 "이번 선고가 다른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범죄' 수준의 글을 마구 올리는 걸 억제하는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