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기도 - 조각목 (임효성)
하늘에 구름은 구름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흐르는 물은 물대로
키 큰이도 작은이도 가난한 이도 부자도
아픈이도 고난 중에 있는이도
모든것 잠시 뒤로하고
싱그러운 오월이 기다렸다고
우리를 부릅니다
지나간 4월의 아픈 기억들을
하늘이 잘 보이는 강가로 가서
거기 내려놓고 당신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주여 다시는 생각나지 않게 하소서
삶에 지쳐 피곤한 나만의 짐 보따리를
잠시 내려놓고 당신의 손을 잡습니다.
당신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머물게 하시고
당신의 능력으로 만드신 생수의 우물에서
세상살이에 찌든 내 상한 마음과
소경인 눈을 고치시어 당신을 보게 하소서
물 오른 동네 어귀의 느티나무처럼
모든이의 사랑을 받게 하시고
우물가의 여인처럼 당신 만남을 전하며
많은이들의 가슴 속에 당신으로 인해
기쁨을 퍼 올리게 하소서
5월엔 당신에게 말을 많이 하고
사람 앞에서는 당신의 지혜로 말을 아끼게 하시고
나 또한 한 송이 장미로 곱게 피어나 향기를 발하며
달빛 고요한 밤에 호수에 담긴
달처럼 아름다움을 내포하게 하소서
주여 당신을 닮은 자가 되어
언제 어디서나 늘 겸허한 자가 되게하소서
어둠속에서 빛을 잃은 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시고
우리의 욕심으로 잃었던 많은 날들의
시간을 후회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당신 앞에 겸손히 무릎을 꿇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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