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 - 문정희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어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사랑하던 그 사람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 꽃이 되었을 이름
오늘은
송이송이 흰 찔레꽃으로 피워놓고
먼 여행에서 돌아와
이슬을 털듯 추억을 털며
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
그대 사랑하는 동안
내겐 우는 날이 많았었다.
아픔이 출렁거려
늘 말을 잃어갔다.
오늘은 그 아픔조차
예쁘고 뾰족한 가시로
꽃 속에 매달고
슬퍼하지 말고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무성한 사랑으로 서 있고 싶다.
|
'━━ 감성을 위한 ━━ > 영상시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아온 세월이 아름다워 - 유안진 (0) | 2008.05.30 |
---|---|
오월의 기도 - 조각목 (임효성) (0) | 2008.05.29 |
안개의 노래 - 김광균 (0) | 2008.05.27 |
보리밭 - 신동엽(申東曄) (0) | 2008.05.25 |
비 오는 날 - 마종기 (0) | 2008.0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