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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 - 문정희

Joyfule 2008. 5. 28. 22:51
         
        찔레 - 문정희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어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사랑하던 그 사람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 꽃이 되었을 이름 
        오늘은 
        송이송이 흰 찔레꽃으로 피워놓고 
        먼 여행에서 돌아와 
        이슬을 털듯 추억을 털며 
        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 
        그대 사랑하는 동안 
        내겐 우는 날이 많았었다. 
        아픔이 출렁거려 
        늘 말을 잃어갔다. 
        오늘은 그 아픔조차 
        예쁘고 뾰족한 가시로 
        꽃 속에 매달고 
        슬퍼하지 말고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무성한 사랑으로 서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