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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사등(瓦斯燈) - 김광균

Joyfule 2007. 6. 30. 00:49
       
     와사등(瓦斯燈) -  김광균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
    긴- 여름 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
    늘어선 고층(高層), 창백한 묘석(墓石)같이 황혼에 젖어
    찬란한 야경(夜景) 무성한 잡초인 양 헝클어진 채
    사념(思念)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
    피부의 바깥에 스미는 어둠
    낯설은 거리의 아우성 소리
    까닭도 없이 눈물겹고나.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고 왔기에
    길-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
    내 어디로 어떻게 가라는 슬픈 신호기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