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성을 위한 ━━/Leadership

위험한 매력 '폭군형 리더'

Joyfule 2010. 9. 23. 09:32

 

위험한 매력 '폭군형 리더' 


윽박지르고 닦달해 '성과' 끌어내는 스타일



지나치게 자기중심적… 결국 문제 일으켜



"좀 더 가까이로 와! 안 들려!"



미국 전 대통령 린든 존슨(Johnson·1963~1969년 재임)은 화장실 변기에 앉은 상태로 측근 부르기를 좋아했다. 불렀을 때 대답이 없으면 바로 불호령이 떨어졌다. 화장실에서 돌발 회의도 자주 열었다. 부하들은 늘 긴장해야 했고, 불평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처럼 부하들을 마구 부리고 끊임없이 닦달하는 유형의 리더들을 주위에서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일 "이런 '폭군형 리더(bullying leader)'들 중에 위대한 선각자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리더십을 좋은 리더십 유형으로 보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위대한 폭군형 리더들



폭군형 리더 중 '리더'의 자질 대신 '폭군'의 자질이 두드러진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잡지에 따르면, 이들은 그럴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자기 존재감을 끊임없이 과시하려 한다. 부하가 실수하는 순간을 포착하는 것을 기뻐한다. '사디스트(가학을 즐기는 사람)'에 가까운 것이다. 부하들은 이들을 증오하면서 '태업'하기 일쑤다.



반면 존경받는 폭군형 리더들은 이빨을 드러내 소리를 지르고, 가슴을 마구 두드리는 '고릴라 대장'과 같은 존재라고 한다. 지위가 낮은 고릴라들은 그가 먹을 것과 안전을 확보해주기 때문에 기꺼이 복종한다는 것이다.



아이팟(iPod)과 아이폰(iPhone)을 만들어 '아이갓(iGod)'이라는 찬사까지 받고 있는 스티브 잡스(Jobs) 애플 CEO는 대표적 폭군형 리더다. 그는 디테일에 대한 강박적인 집착으로 부하들을 질리게 만든다. 그러나 한 애플 직원은 "그의 독재(autocracy)는 카리스마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는 전력공급기 설계를 무슨 신이 내린 미션처럼 느끼게 만든다"고 포브스에 말했다.



존슨 전 대통령도 의원들의 팔을 비트는 위협도 서슴지 않는 인물이었지만, 그런 '추진력' 때문에 인종 분리 철폐를 통해 인권사에 획을 그은 '민권법(Civil Rights Act)'을 1964년 통과시킬 수 있었다.



미국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Stewart) 리빙옴니미디어 회장도 완벽주의와 거친 욕설로 유명한데, 직원들은 "그녀와 함께 일하는 건 참으로 어렵지만, 그녀는 항상 당신에게서 '베스트'를 이끌어낸다"고 평한다.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Murdoch)은 77살이 되어서도 특유의 호전적 성격으로 공격적 경영을 계속하고 있다.



◆지나친 '자아'는 문제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고릴라 대장' 같은 리더들도 그 '자아(自我)'가 너무 커지면 결국 문제를 일으키기 마련이다. 래리 엘리슨(Ellison) 오라클 CEO는 전용 제트기 착륙을 위해 공항 운영 시간을 자의적으로 조정하려 해 논란을 낳았다. 그는 "승리하는 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다른 이들이 모두 패배해야 한다"고까지 말했었다. 훌륭한 저예산 독립영화들로 할리우드 산업의 판도를 뒤흔들어 놓았던 하비 와인스타인(Weinstein)은 병상에서 죽음과 싸우던 시드니 폴락(Pollack) 감독에게 영화 제작을 다그쳐 세간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경쟁심과 투쟁심을 갖춘 리더를 존중하는 풍토를 가져왔던 미국에서도 폭군형 리더에 대한 참을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게리 네이미(Namie) 경영 컨설턴트는 "이런 자기중심적이고 미친 공상가들은 부하들을 돌보지 않을 뿐 아니라 자성(自省)할 여유도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