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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교의 기도, 그 관습과 전통

Joyfule 2016. 7. 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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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교의 기도, 그 관습과 전통-1


몸 말 ­유대교의 기도
  기도의 형식 내지는 습관 그리고 대상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뿐, 종교적 현상으로서의 기도는 모든 종교에서 나타난다는 사실을 주지하면, 기독교의 뿌리랄 수도 있는 유대교 안에 기도의 전통과 습관이 오래전부터 전승되어 내려온다는 사실은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사도행전 3장 1절을 보면, "제 구시(우리 시간으로 오후 세시) 기도시간에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에 올라갈쌔"라는 구절이 있다. 베드로와 요한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성전에 올라갔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들이 유대교의 기도관습에 익숙해 있었던 것 만큼은 분명하다.

  일반적으로 개신교의 전통에서 볼 때, 우리의 기도 관습은 대단히 개인화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 형식에 있어서도 통일된 양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과 비교해 볼 때, 유대교의 그것은 훨씬 더 양식화되어있고 규범화되어 있으며, 보다 공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우리네 예배에서 기도는 '목회기도' 내지는 '회개기도'의 형식으로, 그리고 '주기도' 등의 순서로 한 두 차례 목차에 오르는 것으로 역할을 끝내고 있으며, 개인이 시간을 내어 자원해서 드리는 기도의 측면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유대교에서는 예배와 기도를 따로 구별해 낼 수가 없다. 그들의 예배는 기도로 가득 채워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기도는 공식적인 것이다. 물론, 개인 기도 역시 매일 드리는 상시적인 기도 습관 가운데 포함되어 있지만, 워낙 그들의 삶이 공식적인 기도의 시간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개인 기도라는 구분된 시간의 필요성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은 유대인들이 지키던 달력이 기본적으로 예전적인(liturgical) 시간 구분을 기초로 하고 있다는 데서 보다 더 분명해진다. 유대인들의 하루는 기도시간을 기준으로 해서 설정되어 있다. 이를테면, 유대교의 기도의 가장 기본 단위는 '하루'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하루'의 연속이 곧 절기(festival)로 연결된다. 유대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절기는 유월절(페싸흐), 오순절(샤부오트), 그리고 초막절(쑤코트)이며, 이 절기에 드리는 기도가 따로 공적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절기들로 가득 찬 한 해의 문을 여는 시기가 유대 달력상 신년이며, 이 때를 유대인들은 '로쉬 하샤나'(일년의 시작, 혹은 머리)라고 부른다. 따라서 이러한 절기에, 그리고 매일마다 드려지는 기도의 관습을 이해한다는 것은 곧 그들의 기도 전통과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된다. 

 

유대교의 기도, 그 관습과 전통-2

 

1. 매일 드리는 기도(Daily Prayers)
 유대교에서는 하루에 드리는 기도를 세 차례로 규정하고 있다: (1) 아침기도(샤하리트); (2) 오후기도(민하); (3) 저녁 혹은 밤기도(마아리브). 이렇게 세 번의 기도 시간을 정해 놓은 것은 하루를 기준으로 나타나는 시간의 변화(해 뜰 무렵, 석양 무렵, 밤)에 맞춘 것이라고 볼 수도 있고, 또 예루살렘 성전에서 하루에 드리는 세 번의 제사(아침, 석양 무렵, 그리고 밤) 시간과 연결해 놓은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바빌론 탈무드, 베라코트 4:1). 매일 드리는 기도는 안식일과 절기 기도의 기본형태이기 때문에 이 기도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기도는 신성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하게 기도자에게는 몸을 깨끗하게 할 것이 요구된다. 몸을 씻고, 옷을 단정하게 입는 것도 그 때문이다. 기도드리는 장소는 개인의 집이나 회당, 둘 다 가능하다. 어떤 장소이건 청결해야 하며, 사람을 자극하는 향내나 냄새가 나서도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이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도 시간은 대략 한 차례의 기도에 낮 시간의 1/3 정도가 소요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탈무드(아루크, 58:1)는 낮과 밤을 열 두 시간씩으로 구분하기 때문에 한 차례의 기도 시간은 네 시간 정도가 될 것이다. 물론, 이 네 시간 동안 물리적으로 기도하는 것은 아니며, 중요한 것은 기도하는 마음이다. 랍비 요하난은 "사람은 하루종일 쉬지 않고 기도할 수 있다"(바빌론 탈무드, 베라코트, 21a)라고 말했는데, 그 뜻은 어느 사람이건 하루종일 하나님 앞에서 그와 교제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형식위에 존재하는 '마음'은 기도의 중요한 요소이며, 이러한 점은 기독교나 유대교나 다를 것이 없다.


 (1) 아침기도(샤하리트):아침기도는 우선 '아침의 축복문'(비르코트 하샤하르)을 암송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유대예전(Jewish liturgy)의 가장 근본적인 철학은 "하나님은 자신을 끊임없이 역사 속에, 자연속에, 그리고 인간의 매일 삶 속에 드러내신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예전은 이러한 '신적 계시'(divine revelation)를 강조하고 확인하는데서 출발한다.

  그래서 아침에 드리는 축복문에는 그들이 일어나는 시간에 다시 한번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고 그것이 계속해서 지속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그 다음 순서는 '찬양의 노래'(페수케이 데지므라)로서, 묵상(meditation)과 찬양이 결합되어있는 시간이다.

  우리의 예배로 치자면, 공식 예배 전에 신자들이 교회에 일찍 나와서 묵상하고 찬양하는 시간과 같은 성격의 것이다. 이 시간에는 시편 84편 5절, 144편 15절이 불리워지고 난 후에 시편 145편 전체가 기도문으로서 암송된다.

  찬양이 끝나면 공식예배가 시작되며, 우리가 잘아는 '쉐마'(들으라!)가 기도문으로 드려진다.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쉐마는 일종의 신앙고백문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사도신경 암송과 같은 성격을 갖고있다. 그들은 이 시간을 통해서 하나님의 일체성과 그 분에 대한 자신들의 믿음을 표현하며, 하나님 한 분만이 이스라엘을 구원할 자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쉐마는 우리가 잘 아는 신명기 6장 4절-9절('하나님 나라의 신민으로서 해야 할 의무') 외에도, 신명기 11장 13절-21절('지켜야 할 계명들'), 그리고 민수기 15장 37절-41절('출애굽을 통한 구원의 상기')등의 기도문이 포함되어 있다.

  그 다음 순서는 '서서 드리는 기도'(아미다)이다. 미쉬나(Mishnah)에서 그저 단순히 '기도'(???? 테필라)라고 표현되어있는 것은 모두 '아미다'를 지칭할 정도로 대표적인 기도라고 할 수 있다. 이 기도는 성경에 기록되어있는 모든 헌신에 관한 기사들을 그 내용으로 하고있다.

  기도자들은 기도를 드리는 시간에 모두 서 있어야 하며, 이러한 전통은 에스겔 1장 17절에 천사들이 일어서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모습을 보인데서 비롯되었다. '아미다'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찬양, 간구, 감사), 이것은 유대인들이 생각하는 자연스런 기도의 순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다음에 드려지는 기도는 '간구'(타하눈, supplication)이다. 기도의 중심인 '아미다'가 끝나면 '마침기도'(the concluding prayer)를 드림으로 예배가 끝나는데, '아미다'와 '마침기도' 중간에 드리는 기도가 '타하눈'이다.

  이 기도는 기도자의 헌신을 다시 한번 다짐하는 기도로서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다소 긴 형태의 기도가 드려지고 나머지 요일에는 짧은 기도가 드려진다. 간구가 끝나고 예배가 마쳐지기 전에 유대인들은 '케리아트 토라'(토라 낭독) 시간을 가진다. 이 시간은 기도 드리는 시간은 아니지만, 유대교 예배에 있어서 빼어놓을 수 없는 핵심이다.

  유대인들의 회당(synagogue)에 가보면, 예배당 전면에 화려하게 치장해놓은 커다란 상자를 볼 수 있는데, 그 안에는 토라 두루마리가 들어있다. 나중에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안식일 예배 시에는 사람들이 토라를 상자에서 꺼내 토라를 들고 예배당 전체를 한 바퀴 돈 후에 짜여진 순서대로 낭독자들이 나와서 막대기('손'이라고 불리는 특별한 막대기)를 짚어가면서 토라를 낭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안식일에는 강론이 뒤따르지만 매일 예배에는 강론이 없다.

  토라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언급할 필요가 따로 없을 정도로 우리가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토라 낭독은 일주일에 삼일 이상을 걸러서는 절대로 안된다. 아침기도가 마쳐질 시간이 되면, 기도자들은 시편 145편을 '마침기도'(concluding prayer)로 암송한다.


 (2) 오후기도(민하):원 래 '민하'라는 이름은 엘리야가 바알의 제사장들과 적대했던 상황에서 드려졌던 희생제사(왕상 18:29, 36)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유대인들이 매일 오후에 드렸던 제사를 중심으로한 예배를 의미한다. '민하'는 기본적으로 '아미다'를 중심으로 드려지는 예배이며, '아미다'를 드리기 전에 찬양기도(페수케이 데지므라)에 사용되는 시편 145편을 읽음으로써 기도를 시작한다. 왜냐하면 유대교의 기도에서는 모든 간구나 헌신 전에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 꼭 필요하고 자연스런 일이기 때문이다. '민하'에서 '아미다'는 묵상으로 드려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 후에 짧은 '타하눈'을 드림으로써 오후기도를 마치게 된다. 오늘날에는 오후 열두 시 삼십 분에서 해질 녘 사이의 시간에 '민하'가 드려지며, 가장 최적의 시간은 오후 세 시 삼십 분에서 네 시 사십오분까지, 혹은 어두워지기 한 시간 반 전까지이다. 따라서 사도행전 3장 1절의 '구시 기도시간'은 오후기도로 이해함이 타당해 보인다.


 (3) 저녁, 혹은 밤기도(마아리브):저녁기도는 기본적으로 아침기도와 그 형태가 거의 흡사하다. 단지 예배를 여는 시작기도와 마침기도가 없는 것이 그 차이점이다. 따라서 저녁기도 역시 '쉐마'와 '아미다'가 그 중심이다. 저녁기도는 시작기도 대신에 시편 78편 38절과 20편 10절을 암송함으로 드려진다. '타하눈'은 저녁기도에서 생략되며, '아미다'를 드린 후에 '알레이누'라는 찬양을 드림으로써 예배를 마치게 된다. 저녁기도를 드리는 때는 탈무드에 의하면 "육안으로 별 세 개를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어두워 질 때"이다. 오늘날로 치자면, 그저 해가 진 직후 정도가 될 것이다. 따라서 유대교 예전에서는 전통적으로 '민하'가 드려진 직후 저녁기도를 잇따라 드리는 것으로 이해되어왔다.

유대교의 기도, 그 관습과 전통-3
2. 안식일에 드리는 기도(the Sabbath Prayers)
 "유대인들은 안식일을, 주머니를 비우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는 말이 있다. 혹시나 주머니에 물건이 들어있으면, 안식일에 자신도 모르게 그것을 옮기는 일을 하게 될까봐 조심해야한다는 것을 가르치는 말이다. 그만큼, 안식일은 유대인들에게 중요한 날이다.

  신심이 깊은 사람들은 일주일의 첫 날부터 안식일을 위해서 준비하며 좋은 음식을 그 때부터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다. 안식일은 창조와 깊은 연관이 있다. 쉼은 곧 새로운 창조를 의미한다는 것이 유대인들의 생각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에 "빛이 있으라"고 하셨던 것을 그들은 잊지 않는다. 그래서 안식일은 촛불을 켜는 일과 함께 시작된다. 촛불은 흔히 금요일 해지기 전에 켜지며, 촛불을 켜면 평상시에 드리던 '민하'를 조금 일찍 시작함으로써 안식일 기도를 시작한다.

  '민하'에 이어 역시 '마아리브'를 드리는데, '타하눈'은 생략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 기도가 마쳐지면 부모가 아이들을 전례에 따라 축복하는 관습이 있으며, 가족이 모여 함께 식사를 나눈다. 요즘에는 금요일의 이른 저녁에 '마아리브'를 드리는 것이 현실 여건상 어렵기 때문에 밤 늦은 시간에 '마아리브'를 드리는 것도 허용되고 있다.

  안식일 아침이 되면, 아침기도(예배)를 드리는데, 평상시에 드리던 기도보다 몇가지 성경귀절이 첨가되어 조금 길어진 기도를 드림으로써 안식일 아침예배가 드려진다. 아침예배를 마치면, 매일 드리던 희생제사에 잇대어 특별한 안식일 제사를 드린다. 유대인들은 예전에서 '연속성' (continuity)을 무엇보다 중시해서 매일드리는 희생제사를 먼저 드린 후에야 이어서 안식일 제사를 드린다(민 28장, 29장; 바빌론탈무드, 요마 33b).

  통상적으로 아침예배 전에는 음료수를 제외하고는 어떤 음식이든지 먹는 것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병이 있는 경우는 예외), 제사를 드리고 난 후에 유대인들은 함께 금요일 저녁과 같은 형태의 공동식사를 한다. 이어서 '민하'를 드리고 난 후에 가볍게 저녁식사를 하고나서 '마아리브'를 드림으로써 안식일 예배를 마감하게 된다.


유대교의 기도, 그 관습과 전통-4 3. 절기에 드리는 기도(Festival Prayers)


  (1) 유월절(페싸흐):유월절은 팔 일동안 지속되는 유대교의 절기로서 우리가 알다시피 대단히 중요한 절기이다. 유월절이 시작되기 전날 저녁에는 평상시에 드리는 것과 같은 '민하'와 '마아리브'를 드리는데, 단지 안식일처럼 촛불이 켜진다는 점이 다르다. 그날 밤에는 다 함께 모여서 유월절 식사를 하는데, 이것에 관한 관습과 전통을 기록한 책을 '하가다'라고 하며, 유월절에 관한 모든 내용을 담고 있다.

  무교병과 쓴 나물 그리고 구운고기를 먹는 식사와 더불어 부모들은 유월절이 갖는 해방과 자유의 정신을 출애굽기 13장 8절에 근거해서 자녀들에게 가르치며, 왜 이날은 다른 날과는 달라야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해 주어야 한다. 유월절 첫날은 약간의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보통 안식일에 드리는 아침기도를 드린다.

  토라낭독 시간에는 특별히 출애굽기 12장 21절-51절을 읽으며 이에 상응하는 '하프타라'(성경의 토라 이외의 부분)로서 시편 24편과 29편이 낭독된다. '민하'와 '마아리브' 역시 안식일에 준하는 기도로 드려진다. 둘째 날 역시 첫째 날과 똑같은 예배와 기도가 드려지며, 낭독하는 시편에 있어서만 조금 차이가 있다.

  셋째 날부터 여섯째 날까지는 일종의 '준 명절'(semiholidays)로서 지켜진다. 이 나흘 동안은 다른 평상시에 드리는 것과 똑같은 세 차례의 매일기도를 드리며, 약간의 제약은 있지만 일하는 것도 허용된다. 특이한 것은 이 기간동안에는 결혼식을 치를 수 없다는 점이다.

  또한 처음 이틀과는 달리 무교병을 먹어야하는 의무에서도 풀려난다. 따라서 이 기간동안에는 유월절 식사 규정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하지만, 마지막 칠일 째와 팔일 째는(이스라엘은 칠일째만, 다른 지역에서는 이틀 동안) 유월절의 처음 이틀 동안처럼 거룩하게 여겨지므로, 그 이틀과 똑 같은 행사와 기도, 예배를 드려야 한다.


(2) 오순절(샤부오트):유 월절이 끝나고 나서 오순절이 시작될 때까지의 기간을 '쎄피라'(counting)라고 한다. '쎄피라'가 끝나면 오순절이 시작된다. 이스라엘의 삼대명절 가운데 두 번째로 맞는 절기이며, 이 절기에 관한 역사비평적 이해가 어떠하건 간에, 유대인들은 이 절기를 그들의 역사 속에서 추수 감사절로 여겨왔다.

  따라서 단순히 날짜의 셈을 의미하는 오순절(샤부오트, 신 16:10-12)이라는 명칭 외에도 '추수명절'(하그 하카찌르, 출 23:16; 34:22)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미쉬나에 의하면, 이 절기에는 유월절과 같은 수준의 기도와 예배가 드려져야 하며, 낭독하는 성경만 다를 뿐이다.

  흔히 첫째 날에는 출애굽기 19장, 20장 그리고 민수기 28장 26절-31절이 낭독되며, '하프타라'로서는 에스겔서가 읽혀진다.

  둘째 날에는 신명기와 하박국 말씀이 읽혀지는 정도가 차이점이다. 특기할만한 것은 절기의 첫날에는 온 밤을 새워서 잠을 자지 않고 토라를 공부해야 한다는 점이다. 전설에 의하면, 잠들어있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천둥과 번개를 사용해서라도 깨워서 말씀을 공부하도록 했다는 이야기도 있을 만큼 이 전통은 중시되고 있다. 또 한가지 언급할 것은 둘째 날에는 룻기를 읽는 관습이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은 룻이 이스라엘에 돌아온 때가 오순절이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다윗이 오순절에 죽었다는 전설에 기초해서 룻이 다윗의 선조이므로 룻기를 읽는다든지, 혹은 룻기가 성문서(케투빔)의 제일 첫 번째 책이므로 오순절에는 룻기를 선택해서 낭독한다는 설명들이 있다.


(3) 초막절(쑤코트):레 위기 23장 42절, 43절에서 비롯된 쑤코트 역시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는 그 안에 농업문화가 갖는 추수 감사의 성격이 들어있는 것으로 이해되어 왔다. 다른 절기들처럼, 처음 이틀은 거룩한 날로 지키며 중간의 나흘은 '준 명절'로 지킨다. 유월절과 오순절에 드리는 예배의 형식이 그대로 이 절기에 드려지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특이한 것은 마지막 이틀은 다른 절기와는 달리 '쉐미니 앗쩨레트' 그리고 '심핫 토라'라는 이름을 가진 독립적인 절기로 지켜진다는 점이다. 이 두 명절은 초막절을 마감하면서 기쁨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특히 메시야의 도래에 대한 대망을 마음 속에 확인한다는 의미가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절기가 시작되기 나흘 전부터는 금식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축제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모습이라고 하겠다. 유대인들은 초막절에 반드시 나무와 풀로 지은 '초막'(쑤카)을 만들어 그 안에서 지내는 체험을 해야 한다. 초막을 만드는 규정은 미쉬나와 탈무드 속에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김세권 (Ph.D. candidate, Hebrew Union Colle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