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 - 정지용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닥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 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물 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肺血管)이 찢어진 채로
아아, 너는 산새처럼 날아갔구나!
|
'━━ 감성을 위한 ━━ > 영상시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월의 엽서 - 이해인 (0) | 2007.12.08 |
---|---|
눈에 보이옵는 이세상에서 - 조병화 (0) | 2007.12.05 |
달을 향한 외사랑 - 김인수 (0) | 2007.12.01 |
11월을 보내며 - 유한나 (0) | 2007.11.30 |
가을의 빛 - 장석남 (0) | 2007.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