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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언덕...노천명

Joyfule 2006. 6. 5. 01:11
 
       
      유월의 언덕...노천명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하늘은 
      사뭇 곱기만 한데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들다 
      이 인파 속에서 고독이 
      곧 얼음모양 꼿꼿이 얼어 들어옴은 
      어쩐 까닭이뇨 
      보리밭엔 양귀비꽃이 으스러지게 고운데 
      이른 아침부터 밤이 이슥토록 
      이야기해 볼 사람은 없어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어가지고 안으로만 들다 
      장미가 말을 배우지 않은 이유를 
      알겠다 
      사슴이 말을 안 하는 연유도 
      알아듣겠다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언덕은 
      곱기만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