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율리시즈 - Alfred, Lord Tennyson

Joyfule 2005. 8. 10. 04:53


    율리시즈 - Alfred, Lord Tennyson 할 일없는 왕이 되어 고요히 화로가에 앉아 허허한 바위투성이 땅에서, 늙은 아내와 더불어 미개한 백성을 다스리고 있다니 보람없는 일이다. 재고 잠만 자고 먹고 날 몰라보는 백성을. 난 여행을 멈출 수가 없어, 난 인생의 술잔을 한방울도 남김없이 마시련다. 나는 줄곧 나를 아끼는 자들과 함께, 혹은 혼자서 큰 기쁨과 큰 괴로움 맛보았다. 뭍에서도 휘몰아치는 물보라와 비를 머금은 히아데스성좌가 침침한 바다를 성나게 할 때도 내 이름 사해에 떨치고 갈망하는 마음으로 마냥 방랑하며 난 많은 것을 보고 겪었다. 여러 도시와 여러 풍속과 기후, 풍토와 의회와 정부들을. 난 누구 못지 않게 추앙을 받은 몸. 그리고 저 멀리 함성 요란한 바람 드센 트로이의 평원에서 적수들과 맞서서 전쟁의 기쁨도 맛보았다. 나는 내 체험의 분신, 하지만 온갖 체험은 하나의 구름다리. 이를 통해 가도 가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 미지의 세계가 번득이는 것이어니. 멈춰서, 끝장을 보고, 닦지 않아 녹이 슬고 쓰지 않아 빛을 잃는 것보다 지겨운 일 어데 있을까? 마치 숨만 쉬는 것이 목숨인 양! 목숨은 지천으로 여도 보잘 것 없는 것. 내게 남은 목숨은 거의 다 한 것이나 순간순간은 영원의 침묵에서 남아, 더 값진 것, 새로운 체험을 가져다주는 것, 그래 세해동안 이 곳에 남아 쟁이고 사는 건 역겨운 일 이 백발의 넋은 사위는, 지는 별처럼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극한점을 넘어 지식을 추구하고자 열망하는 마당에. 이 애는 내가 낳은 텔레마크스 그에게 난 이 왕권과 섬나라를 물려주나니 내가 극진히 사랑하는 이 자식은 이 일을 수행할 분별력이 있고 사려 깊게 미개의 백성을 순화하여 유화책을 써서 쓸모 있게 착한 백성으로 다스릴 것이다. 조금도 나무랄 데 없는 이 애는 일상의 임무에 힘을 기울이고 효도를 저 버리지 않고 내가 없어도 가신을 잘 모실 것이다. 제 일은 제가하고 내 일은 내가 하는 것 저기는 항구, 돛이 바람에 부푼다. 망망대해에 어둠이 깔린다. 선원들아! 나와 함께 고락과 일과 생각을 나누던 영혼들 그대들은 즐거운 생각으로, 또 자유로운 의지와 생각으로 천둥과 햇빛을 맞았다. 그대와 난 늙은 몸, 하지만 늙어도 이에 맞는 위엄과 과업이 있나니. 죽음은 모든 것의 종말이다. 그래 종말이 오기 전에 어떤 고귀한 일을 해 낼 수 있는 것이다. 신들과 맞서 싸우던 대장부에 걸맞는 일을. 바위들 사이로 불빛은 반짝이고. 긴 하루는 기울고 달은 느릿느릿 떠오른다. 자, 친구들이여! 깊은 바다는 뭇소리로 구슬피 울고, 신천지를 찾아가는데 아직은 그리 늦지 않으니, 배를 띄우고, 제 위치에 가서 앉아서 세차게 물살을 일구며 가세 ~ 내 목표는 해지는 곳, 서녘 별들이 잠기는 곳 넘어 항해하는 것 - 죽는 날까지 우리는 물살에 휩쓸어 가 버릴지도 모르고 아니면 낙원에 당도하여 우리의 친구인 위대한 아킬레스 장군을 만날 수도 있으리라 우린 많은 걸 잃었어도 아직도 여력이 많아, 비록 옛날처럼 천하를 호령하던 그 힘은 없다해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인거니, 그건 한결같은 영웅적 기개 - 세월과 운명으로 약화되었지만, 강한 의지로 분투하고 추구하고 발견하고 굽히지 않은 기개 -

'━━ 감성을 위한 ━━ > 영상시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슬픔을 버리다 - 마경덕  (0) 2005.08.12
집 - 윤춘순  (0) 2005.08.11
에밀리 브론테의 - 추억  (0) 2005.08.09
초 대 * 오리아 마운틴 드리머  (0) 2005.08.08
자 유 - 폴 엘뤼아르  (0) 2005.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