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에는 손자들이 방학을 이용해서 줄을 이어 우리 집에 오게 돼 있었다.
영감과 나는 아이들에게 교육적 의미가 있으면서 재미도 있을 일정을 짰다.
한번은 우리가 즐겨 가는 테네시주 오크리지에 있는 과학에너지박물관엘 갔는데
우리가 태양열과 핵에너지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전시품을 보고서
아이들이 여간 즐거워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니 할아버지가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은 할아버지를 찾으려고 앞장 서서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한참 찾다 보니 영감은 박물관 한구석에 혼자 앉아 있었다.
손자 아이 하나가 할아버지 곁으로 뛰어가면서
“할아버지,여기서 뭐 하세요 ?"하고 묻자
영감은 익살 섞인 말투로 대답했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있는 중이란다."
만삭이 거의 다 될 때쯤인데 나를 돌봐 주기로 돼 있던 담당 의사가
시외로 왕진을 가야 하는 일이 생겼다.
공교롭게도 의사가 자리를 비우자
진통이 오기 시작해서 나는 병원으로 실려갔다.
모든 일이 졸지에 일어난지라
새로 나를 돌보게 될 의사가 누구인지 알지도 못했다.
살균조산복에다 장갑,
그리고 마스크를 한 낯선 사람이 분만실로 뛰어들어오더니
아기를 받은 다음 또 황급히 나가 버렸다.
그러자 남편이 나의 침대에 가까이 기대면서 음흉한 목소리로 물었다.
“여보, 당신이 위험에 처해 있을 때
홀연히 나타나서 구해준 그 복면의 사나이가 누구지 ?"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던 옛 친구의 아버지가
자기 아들의 요즘 생활에 대해 내게 얘기해 주었다.
그분 말에 따르면 내 친구는 결혼을 해서 아이를 둘이나 두고
월급도 상당히 받고 있으며 꽤 많은 투자주식도 가지고 있다는 것 이었다.
그러면서 나를 보고
“자네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 하고 물으셨다.
나는 아직 미혼이며 수입은 그만그만하고
시간이 나면 골프나 스키를 즐긴다고 하니까
그분은 좀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나이는 다 같이 어쩔 수 없이 먹지만 성인이 된다는 것은 각자 선택에 달린 모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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