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욱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교학부장
나는 왜 크리스천인가―이병욱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교학부장] 살아계신 주님, 몸소 느껴
어릴 때부터 나는 크리스천이 될 만한 환경에서 자라지 않았다. 불교와 유교가 혼합된 가정의 장손으로 태어났다. 할머니는 왕 보살이셨고 어머니는 새끼 보살로서 열심히 불공을 드리며 절에 시주하시던 분이었다. 하지만 할머니는 95세에 세례를 받으시고 천국에 가셨고, 아버님 어머님도 모두 집사님이 되셔서 주님을 잘 섬기고 계신다.
내가 크리스천이 되었다는 사실은 인생의 가장 큰 기적이다. 가족 중 누구 하나 하나님을 믿은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런 내 모습을 긍휼히 여기시고 초등학교 때부터 항상 믿는 친구들을 곁에 두셨다. 내가 처음 교회에 가게 된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부반장 시절 반장을 통해서였다. 중학교 때까지 그저 주일에만 교회에 나가던 학생이었다. 그 후 하나님의 은혜로 기독교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때 교목이셨던 목사님은 성경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우리를 사랑하는 마음이 많았다. 예수님을 증거하시던 그 사랑에 힘입어, 그리고 1년에 한번씩 열리던 학교 중생회 집회를 통해서 은혜를 받게 됐다. 하나님께서 죄를 사하시고 나를 위해 십자가를 지셨음이 믿어지게 된 것이다. 나는 예수님을 참 구주로 영접하게 되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집안이 갑자기 가난해지자 생활의 모든 것이 불편하고 힘들었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고 제때 책도 사지 못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늘 지키고 인도해주셨다. 고통과 고난은 하나님의 위장된 축복이었다. 하나님께서는 훈련과 연단을 통해 지금의 내가 있게 해주셨다. 하나님 은혜로 의과대학을 진학하게 되었는데 의료선교의 사명과 비전을 가지고 기독교 의과대학으로 바꾸기도 했다.
의대에 들어와 해부학 실습을 할 때였다. 그때 시신을 해부하면서 인체가 얼마나 정교하고 신비한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조직학 시간에 현미경을 통해 그 작은 정자에 아들이 아버지의 얼굴을 닮게 하는 인체의 모든 유전학적 신비를 담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경이로웠는지 모른다. 이것은 인간이 진화의 차원이 아니라 우주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의 손길이 아니면 이렇게 신비하지 못할 것이란 증거였다. 그런 사실 앞에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확증하게 되었다.
또 암 수술을 하면서도 깨달았다. 세포 하나를 움직이는 의사는 없지만 내가 위암 수술을 하고 위를 절제하고 문합하고 나면 세포학적으로, 조직학적으로, 생리학적으로, 생화학적으로, 면역학적으로 낫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알게 되었다.
내가 크리스천인 이유는 바로 나와 동행해주시고 함께 계셨고 생명의 오묘하고 신묘막측하심의 신비를 체험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는 근무 자리가 없어서 당직 의사도 했다. 눈물로 밤을 지새우며 고생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의과대학 외과교수가 되었다. 모두 하나님께서 하신 것이다.
나는 지금 암 환우들을 돌보는 의사로 일하고 있다. '환자는 의사의 영원한 스승'이라고 확신하며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분들을 섬기고 있다. 그렇게 섬기니 23개월 선고를 받았던 말기 암 환자가 병원에 와 용기를 가지고 치료하며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3년 이상 지금도 생존시키시고 낫게 해주셨다. 이러한 많은 경험을 통해 우리 하나님께서 지금도 살아 역사하심을 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하나님의 은혜로 전 세계 유학생수련회(코스타)로 청년들을 섬길 수 있어 감사하다. 그리고 말씀사역으로 전국 교회와 이민 교회를 섬기게 해주시니 또한 감사하다. 미래의 한국과 세계를 위해 예비하신 하나님의 거룩한 종들을 섬기길 소원한다.
나는 부족하기에 하나님께 오직 기도할 뿐이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셔야 이 모든 일이 가능하다. 나는 삶의 현장에서 지금처럼 계속 환자를 진료하며 살 것이다. 환자를 위해 더 많이 말을 들어주고 더 많이 손을 잡아주고 더 많은 웃음과 미소로 더 많이 기도해줄 것이다.
이 걸음을 계속하면서 집회사역과 말씀사역을 감당할 것이다. 현장을 지킬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하나님의 파워라고 믿는다. 그러기 위해 더 기도하며 말씀과 예배 가운데 나아갈 것이다.
C. T. 스터드가 "예수 그리스도가 나를 위해 십자가에 돌아가신 것이 사실이라면 내가 하는 어떠한 헌신도 지나치지 않다"고 했듯이 참 크리스천으로 살길 기도한다. 우리의 자녀, 손자들과 함께 선교지 어디에선가 같이 3대가 하나님의 마음으로 환자를 치료해드리는 비전을 꿈꾸어본다.
"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행 20:24)"라고 고백했던 사도 바울처럼 이 말씀을 따라 복음 전도와 세계를 향한 선교사역에 열성을 다하고 생명을 다할 것을 고백해본다. 크리스천 된 이 축복이 너무나 경이롭고 너무나 감사하다. 나를 크리스천으로 만드신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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