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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창조론과 종말론

Joyfule 2016. 8. 20. 11:36

 

   이슬람의 창조론과 종말론  
- 기독교신학의 관점에서 - 이광호   

 

 

 1. 서론 
  기독교의 삼위일체 하나님과 이슬람의 알라신 사이는 본질적으로 다르며 실질적인 일치성은 존재하지 않는다.1) 기독교의 창조와 종말에 관한 교훈은 하나님의 계시에 의한 가르침으로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역사적 실재(實在)에 기초한다. 이에 반해 이슬람의 창조와 종말에 대한 이해는 기독교의 교리를 모델로 삼은 이론적 종교사상이다.

  물론 이슬람은 종교활동에 있어서는 매우 실천적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시를 통한 실재와 사실을 기초로 하여 교리가 형성된 것이 아니라 기독교와 유대교를 바탕으로 한 이론적 교리를 확립하고 있다. 따라서 이슬람의 창조론과 종말론은 기독교 교리를 전반적으로 모방하고 있다. 이슬람에서는 알라(Allah)의 주권이 절대적이다. 기독교에서 하나님의 주권은 그의 신실함에 기초한 인격적 주권인데 반해 이슬람에서 알라의 주권은 이유가 있을 수 없는 절대적 주권이다.

  이슬람의 창조론과 종말론은 결국 기독교와 유대교, 그리고 당시 아랍 토속종교가 무함마드(Muhammad)의 의도에 의해 취합되어 정리된 것이다. 이슬람에서의 창조와 종말의 주관자는 알라의 절대적 영역이다. 이슬람에서도 알라(Allah) 신이 복수적(plural) 개념을 가지고 있는데2) 특히 창조3)와 종말4)사상에서 나타나고 있음은 눈여겨 볼만하다.5) 이는 이슬람에서 알라가 절대 단일적 존재라는 주장과 비교해 볼 때 매우 흥미롭다. 이슬람에서 알라를 복수적 개념으로 스스로 이해하게 된 것은 결국 무함마드 초기에 기독교/유대교로부터 가져온 신개념일 것이다.     

  필자는 이 글에서 양 종교 사이의 창조론과 종말론의 공통점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슬람의 창조론과 종말론을 차별적으로 살펴보면서 기독교적 관점에서 그 의미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아직 우리에게는 이슬람의 창조론과 종말론에 관한 논의가 생경한 분야일 수 있다. 앞으로 이에 관한 연구가 기독교적 입장에서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짐으로써 이슬람 선교를 위한 바탕이 더욱 굳건하게 확립되기를 기대한다.        

 

2. 이슬람의 창조론

 

   (1) 신(알라)의 창조목적

      이슬람의 창조사상은 진화론을 수용할 수 있다.6) 이슬람에서는 알라가 세상을 창조했을 뿐 아니라 그 후에도 창조행위를 끊임없이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이슬람의 신관에 의하면 알라에 의한 창조는 일회적 사건이 아니라 계속적 사건이다. 즉 알라의 창조의 역사는 과거 서력 기원전 몇 년 몇 월 몇 번째 주인 어느 특정한 시점을 끝으로 하여 완결된 것이 아니라 태초이래 지속되어 왔고 또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는 것이다.7) 그러므로 다수의 이슬람 학자들은 알라가 천지만물을 창조했으나 ‘진화론’(theistic-evolution)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8) 이는 전통적인 기독교 신학이 진화론과 병존할 수 없음과 대비된다.

  코란에서는 알라가 천지를 창조한 목적이 유희(pastime)를 위해서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We created not the heaven and the earth and all that is between them in play. If we had wished to find a pastime, we could have found it in our presence - if we ever did”(“나는 하늘과 땅과 그 사이의 모든 것을 유희를 위하여 창조하지 않았느니라. 만일 내가 소일거리를 찾고자 하였다면 나는 나와 함께 있는 것 속에서 찾았을 것이니라”-surah21:17,18). 즉 알라가 천지만물을 창조한 것은 그의 특별한 의도에 기인한다는 것이다.9) 이슬람 신학에서는 알라의 천지창조의 목적이, 인간이 지상에서 신의 대리자이며 창조주의 모습을 반영하는 거울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라 해석한다.10) 이는 알라가 자신의 능력이 얼마나 위대하며, 모든 만물이 그 앞에서 순순히 복종하는가 보기 위함이라는 의미이다.


   (2) 알라와 피조세계

       이슬람의 알라신은 피조세계와 완전히 구분된다. 알라는 결코 인간세계 가운데 거하지 않으며 세상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여전히 인간세계와는 거리가 먼 곳에 따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11) 이는 기독교의 하나님이 인간 가운데 거하는(거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과는 커다란 차이를 이룬다. 이슬람에서는 신이 칠층천의 하늘을 창조했으며12) 그 아래 지구를 두어 인간을 비롯한 피조물들이 살도록 했다. 이는 당시 아랍지역에 편만하던 천신숭배 사상 및 점성술13)과 연관되며 기독교의 삼층천 개념(고린도후서12:2)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슬람에서도 알라는 6일 동안 천지를 창조했다고 한다.14) 이는 유대교와 기독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것과 동일하다. 그러나 유대교와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이 6일 동안 순서에 따라 천지를 창조하시고 난 후 제7일에 안식하신다. 제7일은 오늘의 토요일에 해당하는 날이다. 그러므로 제7일은 창조와 관련되어 의미있는 날이다. 이에 비해 이슬람에서는 천지를 6일 동안 창조했으나 성경에서 말하는 것과 같은 순차적인 창조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그리고 이슬람에서 금요일은 특별한 날이다. 그래서 그 날을 쉬지만 창조와 관련된 날은 아니다. 이는 이슬람이 기독교의 안식일 개념을 변형하여 차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3) 인간의 창조

       이슬람에서는 선악을 아는 존재로서 인간 이외에 천사들과 진(jinn)들, 그리고 까리나(qarina)들이 있다. 알라는 인간뿐 아니라 다른 영적인 존재들도 창조했다고 믿고 있는데 창조를 위해 사용된 물질들이 제각각 틀린다.

  이에 반해 기독교에서는 태초에 하나님께서 흙으로 자기의 형상을 따라 인간을 지으신 것으로 믿는다. 그렇지만 다른 인격적 존재들의 창조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인간이 존재하기 전에 천사들이 존재했으나 그 창조과정에 대해 성경은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사탄이 하나님을 배반하고 떠난 과정에 대해서도 우리는 알지 못한다. 천사들을 무엇으로 창조하셨는지, 선악간 천사들의 성분에 대해 성경은 말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그에 대한 가능한 유추를 하고 있다. 주님이 오신 이후에 우리는 모든 비밀들을 명확히 알게 될 것이다.

 

       ① 이슬람의 인간 창조

          이슬람에서도 처음 인간은 아담이며,15) 에덴동산에서 살았다.16) 처음 알라신이 인간창조의 의사를 밝혔을 때 이블리스(Iblis)가 강하게 항의하지만 신은 그에 응하지 않고 자기의 뜻에 따라 아담을 창조했다고 한다.17)

  이슬람에서는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흙을 사용한다.18) 알라는 아담을 검은 진흙으로 만들었지만19) 아담 이후의 인간들은 물(sperm-drop, 精液)로써 만든 존재들이다.20) 그리고 동시에 응혈로 만든 존재들이다.21) 원래 인간은 흙이나 천한 물로 만들어져 신 앞에서는 보잘 것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22)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이 자기의 형상에 따라 흙으로 인간을 창조하셨으며 그 이후의 모든 인간들도 결국은 흙이다. 그리고 그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게 지어졌으므로 존귀한 존재이다.23) 하나님의 형상을 닮았는가의 여부로 인한 인간의 궁극적 가치여부는 이슬람과 기독교의 교리상 상호 대비된다. 인간을 창조할 때 사용한 물질이 흙이었다는 생각은 어느정도 동일할지라도 신 앞에서의 인간의 존엄성이나 가치에 대한 해석은 엄청난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슬람에서는 인간이 신의 형상을 닮게 지어졌다는 개념이 없다. 그들에게 있어서 그것은 도리어 불경한 생각이다.  

 
      ② 인간과 죄

         이슬람의 인간관은 창조 때부터 근본적으로 선하다는데 기초한다.24) 아담의 범죄와 개별 인간의 죄와는 무관한 것이다. 이슬람 전통에서는 아담의 과오가 회개로 인해 이미 완전히 용서받은 것으로 본다.25) 그러므로 선하게 태어난 인간은 자신의 의사나 판단에 따라 선을 행할 수도 있고 악을 행할 수도 있는 존재이다. 기독교가 아담이 선악과를 따먹어 하나님을 거역함으로써 모든 인간이 범죄의 굴레에 빠진 점을 중요한 교리로 두고 있는데 반해 이슬람에서는 그러한 원죄의 개념이 없는 것이다.26)

  코란에서도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을 떠나 이 세상에 살게 되었음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것은 그들의 죄 때문이 아니라 사탄이 자신의 수단으로 두 사람을 유혹하여 에덴동산 밖으로 몰아넣었기 때문이다.27) 그러므로 이슬람에서는 모든 인간은 출생시 순수한 존재로 태어나게 되며,28) 인간은 세상에 태어난 후 갖가지 죄를 범함으로써 신 앞에 죄인이 되어 가는 존재인 것이다. 따라서 이슬람에서는 원죄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인간에 따라서는 죄를 짓지 않는 것도 가능하며 아담을 비롯한 모든 예언자들을 죄 없는 존재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다.

 
   (4) 영적인 존재들과 동물들의 창조

   

   ① 천사들의 창조

         천사들은 빛에 의해 창조되었다. 이슬람에서 천사들은 선한 존재들이다. 천사들은 자기의사를 가지는 존재가 아니라 알라가 명령하는 모든 것을 순종하며 그의 뜻만을 따르는 존재인 것이다.29) 가브리엘과 미가엘30) 등은 기독교에서 나타나는 천사들인데 반해 그 밖에 이슬람에서만 등장하는 천사들이 많이 있다. 그 천사들 가운데는 직능이 분명한 천사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천사들도 있으며, 이름이 있는 천사들도 있고 그렇지 못한 천사들도 있다. 죽음을 관장하는 천사들이나 각 사람들의 양 어깨를 따라 다니며 그들의 선악을 기록하는 천사들은 그 직능이 처음부터 분명하여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존재들이다. 그러나 이슬람에서 천사들의 수는 무수하며 그 직능이 미리 정해지지 않은 채 창조된 천사들도 많이 있다.     

 
       ② 진들의 창조

          진들은 불에 의해서 창조되었다. “나는 뜨거운 바람의 불길로 부터 앞서 영마를 창조하였노라”(“And the Jinn did we create afore-time of essential fire” - surah15:28; 55:15). 이슬람에서는 인간보다 영마를 미리 창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알라는 인간을 창조하기 전에 미리 천사들에게 이야기 한다(surah15:29). 그 후 영마들에게 인간창조에 대한 알라의 계획을 이야기 하면서, 새로 흙으로 창조될 인간에게 천사들과 함께 복종하도록 명령한다. 알라는 천사들에게 아담에게 복종하도록 명령했을 때 그들은 이의를 달지 않고 복종한다.31)

  그러나 이블리스32)는 알라가 진흙으로 인간을 창조하려는 뜻을 밝혔을 때 다른 천사들과는 달리 그 인간에게 복종할 수 없다고 강하게 저항하게 된다. 이블리스는, “제가 그보다 더 훌륭하오이다. 당신께서 그를 흙에서 만드셨으나 당신께서는 저를 불로서 만드셨나이다”(surah7:13) 라며 알라의 명령을 거부했다. 그리하여 알라는 이블리스를 버리고 영원히 저주하게 된 것이다.33)  

  그런데 이블리스는 불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기독교의 타락한 천사 개념과는 대비된다. 이블리스는 원래부터 천사가 아니라 진(영마)이었던 것이다. 이블리스는 곧 사탄이라는 말과 동일한 말인데 기독교에서 사탄은 타락한 천사이다. 그러나 이슬람에서 사탄은 타락한 천사가 아니라 천사와는 창조때부터 다른 성분을 가진 존재로서 타락한 진(jinn)이다. 진은 천사와는 달리 인간들 처럼 먹고 마시며 자손을 번식한다. 타락한 진으로서 악의 우두머리인 이블리스가 사람들처럼 먹고 마시며 종자를 번식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은 특이한 점이다.

  진들은 주로 피나 쓰레기더미 등에서 더러운 것을 먹고 마시며 그들에게서 자손이 번식되지만 인간들 처럼 성관계를 통해 번식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원래 불로 만들어진 존재이므로 모든 진들은 불의 성분을 가지고 있어서 인간들의 눈으로 볼수는 없다. 진의 특색은 대개 악한 존재로 인식되지만 좋은 진들도 있다는 것은,34) 기독교에서 모든 귀신들이 악하다는 것과 비교할 때 특이한 점이다.     

      ③ 까리나의 창조

         까리나는 인간이 출생할 때 따라 나오는 존재이므로 물(精液)과 연관되어 창조되었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까리나의 존재는 원래 사탄의 후손으로 인간의 복제혼령으로서 인간의 출생과 함께 이성(異性)의 존재로 출생한다고 한다.35) 인간은 흙으로 만들어진 존재이며 진의 우두머리인 사탄은 불로 만들어진 존재이기 때문에 까리나는 흙 혹은 물, 그리고 불로 만들어진 존재라 할 수 있다.

  또한 태어나는 아이와 반대의 성(性)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생각하는 것을 통해 까리나가 남녀 성별이 있다고 생각하는 점은 흥미롭다. 그러나 까리나는 성(性)이 있지만 이성의 까리나와 교접을 하거나 자손을 번성하지는 않는다. 까리나는 복제의 원형인 인간을 한 평생 따라다니며 귀찮게 굴며 악을 행하도록 유혹한다고 한다. 논리상 그들은 인간의 사망과 함께 까리나도 그 생명을 다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④ 동물들의 창조

   한편 이슬람에서는 물로써 모든 생물들을 창조했다고 한다.36) 이것은 인간의 창조에서 말한바 정액과 같은 물질과는 관계없는 ‘물’(water)이다. 알라는 동물을 창조한 목적이 인간을 위해서라고 코란이 밝힌다. 즉 동물을 창조한 것은 용도에 의한 것이다. 예를들어 소는 인간들에게 고기를 제공하고, 말이나 노새, 나귀 등은 사람을 태우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졌다.37) 그러므로 그들은 동물 중에 선한 동물과 악한 동물을 구분한다. 양이나 소 등은 좋은 동물이지만 돼지나 개 등은 그렇지 못한 동물들이다. 그래서 선한 동물은 신에게 제사로 바치기도 하고 인간들이 먹기도 한다. 그러나 악한 동물들은 신에게 제물로 바칠 수 없을 뿐 아니라 인간들이 먹지도 않는다. 그들의 눈에는 선악간 구별이 없이 고기를 먹는 사람들은 신의 뜻을 알지 못하는 이방인들이다. 

  한편 코란에는 인간도 물로부터 만들어졌다는 구절들이 많이 나오는데,38) 그래서 이슬람의 유신론적 진화론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Neo-Darwinism의 개념과 동일한 맥락에서 ‘equate origin life’를 인정하는 것이다.39) 즉 Neo-Darwinism의 논리처럼 일부 이슬람 학자들은 모든 생명체는 물에서부터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점차 진화되어 동물들이 되었으며 인간 역시 그로부터 기인했다는 것이다.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