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어느 중산층 아줌마
십여년전 '이노마린해운' 이란 회사의 케미컬탱커 기관사로 근무할적 일입니다.
대게 해운선사 공무 감독이면 직급이 과장급 정도입니다.
한국의 해운사 과장정도면 중산층에서 높은 편이라고 보면 됩니다.
어느날 제가 근무하는 배가 마침 일본 고베항에 화물 하역차 기항했습니다.
그전에, 선내 기기 수리관계로 선사의 공무과에 수리요청서를 보냈었는데,
그 업무의 일환으로 일본 선사의 공무감독이 배에 왔습니다.
그의 옆에는 30 후반의 생머리로 수수한 모습의 전형적인 일본인 아줌마가 종이가방을 들고 서 있더라구요.
그분은 그 공무감독의 부인 되는 분이었는데
옷차림이 그냥 평상복처럼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수수했습니다.
그 부인은 자신이 들고 있던 종이가방을 저에게 주면서
기관 사관들 고생 많다고 하며 집에서 손수 찹쌀떡을 만들어 갖고 왔다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 1등 기관사님께 부탁할께 있다고 했지요.
부인의 부탁은, 배가 한국에 입항할 당시 기관 실 소모품으로 적재한 기관실용 걸레가 남아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나는 그걸루 집에서 걸레용으로 쓰려고 몇개 얻으려는 갑다 생각했죠.
다른 기관 사관들도 모두 저하고 같은 생각이었죠.
그런데 그 생각을 뛰어넘은 사실이 밝혀진건 채 10분도 안되어서 입니다.
그 부인은 제가 안내하는 소모품 창고로 다소곳이 따라 왔습니다.
창고에 쌓아둔 걸레용 헌 옷가지를 본 부인은 그 옷가지중 작은것 몇개를 고르더니
아주 밝은 미소로 하는 말을 일본어라 잘 못 알아들었는데,
옆에 계시던 1등 기관사가 그말을 알아 듣고 말했어요.
그 부인은 그 헌옷가지중 상태가 깨끗한 아동용 옷을 골라서 초등학교 다니는 자신의 아들에게 평상복으로 입힌 답니다.
어...메?...
그건 또 무신 황당한 말씀...
그런데 그 사모님 한국에서 적재한 걸레용 헌옷가지들 대부분이 품질이 좋은(그들나름데로 명품옷인) 것들이고
상태도 아주 좋아 걸레로 쓰긴 너무 아깝다는 거였죠.
그래서 수년째 그렇게 애들 평상복으로 입히는 옷은 배에와서 얻어간답니다.
그날 공무감독님께서 자신의 집에 기관사관 4명을 모두 초대해서,
저녁에 공무감독님차(봉고차 비슷)로 두시간 걸려 고베시 교외를 빠져나가
한적한 농촌 작은 마을의 다세대 주택같은 아담한 아파트로 들어섰는데
우와...!!
한국의 해운사 공무감독 쯤이면 중형아파트정도 살만한게 우리가 생각하는 지극히 평범한 생각이었는데
일본의 해운사 그것도 일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해운사의 과장급 공무감독의집은 거짓말 좀 보태서 한국의 투룸정도랄까?
20여평 될까 말까한 방 세개 짜리 아파트였습니다.
사모님은 근처 소도시의 대형 마트에서 파트 타임으로 일다는데 무려 한시간 여를 자전거 타고 출퇴근 한답니다.
공무감독 집의 가재도구 그어느것 하나도 오랜 세월의 흔적을 입고 있는듯한 가전제품이며
지극히 실용적으로 만들어진 가구들 이며...거의 모두 붙박이장, 선반, 등....
한국처럼 장롱이니 장식장이니 이런건 아예 없습디다.
그래도 깔끔하게 정돈된 집안 모습에서 절약하며 낭비가 없이 사는
그래도 나름 중산층 대열에 위치한 분들의 사는 모습이
한국의 중산층 된장 아줌마들(머리속 개념은 장식으로 달고다니는) 과는 아주 대조적인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사실 일본인들도 명품 안좋아하는건 아니죠.
적어도 일본인 들은 허세를 위한 명품구입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소비를 할 지언정 그소비가 언젠간 자신들에게 실용적인 생산을 위한 소비일 뿐이지요.
제가 일본을 좋아해서 하는 말 아닙니다.
배워야 할껀 배워야 합니다.
누가 더 잘 살고있는 겁니까?
어디 말 좀 해 보세요.
한국사람들 ...
제발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허세나 폼생 폼사좀 부리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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