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와 첩이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하여 서로 다투는 내용의 설화. 소화(笑話)에 속한다.
이 설화에는 〈처첩의 남편 머리 뽑기 이야기〉·〈약 다리기 이야기〉·〈버선볼 받기 이야기〉·〈두루마기 짓기 이야기〉 등이 있다.
〈
젊은 첩은 남편의 흰머리를 뽑아 젊어 보이도록 하고, 본처는 첩이 멀어지게 하기 위하여 남편이 늙어 보이도록 검은 머리를 뽑아 결국 남편은 대머리가 되고 말았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조선 중기의 학자 이수광(李寞光)의 ≪지봉유설≫(권16 諧謔)에도 수록되어 있고, 최근에 채록된 설화에도 있다. 중국 송나라 팽승(彭乘)의 ≪묵객휘서 墨客揮犀≫(권6)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이 이야기에는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하여 애쓰며 서로 시기, 질투하는 처첩의 심리와 그 중간에 끼어 곤란을 겪는 남편의 모습이 해학적으로 그려져 있다.
〈처첩의 약 다리기 이야기〉는 한약을 자주 먹는 남편이 본처가 약을 달여다 줄 때에는 그 양이 많았다 적었다 하는데, 첩이 달여다 줄 때에는 그 양이 늘 일정하므로 좋아하다가, 본처는 약을 달여진 그대로를 가져다주지만 첩은 양이 많으면 버리고 적으면 물을 타서 가져다준다는 것을 알고 실망하였다는 이야기이다.
〈버선볼 받기 이야기〉는 남편의 버선볼을 받을 때 마지막 매듭을 한 실을 본처는 이로 물어서 끊는데, 첩은 꼭 가위를 찾아다가 끊더라는 이야기이다.
〈두루마기 짓기 이야기〉는, 본처가 꿰맨 두루마기는 늘 앞자락이 우는데 첩이 꿰맨 것은 앞자락이 편편하고 보기가 좋아 그 솜씨를 칭찬하곤 하였는데, 비를 맞고 나서 보니, 풀칠만 한 첩의 것은 풀칠한 것이 다 떨어져 입을 수 없게 되었는데 본처가 지은 것은 실로 꿰매었으므로 이상이 없더라는 이야기이다.
이들 이야기 뒤에는 첩을 더 사랑하던 남편이 본처의 진실을 알고 본처에게로 마음을 돌린다는 내용이 첨가되어 있다.
이 이야기는 내용보다는 겉치레로 남편을 기쁘게 하여 사랑을 받으려는 첩의 심리와, 말없이 남편을 받드는 본처의 진실이 대립되어 결과적으로 일시적인 겉치레보다는 깊은 진실이 인정을 받는다는 진리가 담겨 있는 설화이다.
≪참고문헌≫ 芝峰類說, 朝鮮民譚集(孫晋泰, 鄕土硏究社, 1930), 朝鮮民族說話의 硏究(孫晋泰, 乙酉文化社,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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