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색다른 여름다기…북극곰 "내 털옷이 싫어 ㅠㅠ" 코끼리 물세계·진흙 장난…오랑우탄, 과일 얼음 '꿀 맛'
 ★...기나긴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찜통 더위가 시작된다. 사람들은 산이나 계곡, 바다를 찾아 더위를 피하는 이 때, 동물들은 어떻게 여름을 이겨낼까? 에버랜드 동물원에 사는 동물들의 색다른 여름나기 풍경을 들여다 본다. 무더위가 반갑지 않은 동물은 역시나 추운 지방이 고향(故鄕)인 북극곰. 보통 어른 북극곰의 무게가 200~250 kg에 이르는 데다 두터운 털옷까지 걸쳤으니 움직이는 것도 귀찮을 정도다. 북극곰 ‘밍키’와 ‘설희’(이상 암컷), ‘통키’(수컷)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일 주일에 2~3 차례 주어지는 여름 특별식. 연어와 고등어가 들어간 ‘해물 얼음’과 수박, 참외, 사과가 든 ‘과일 얼음’을 물 속에서 두 팔로 껴안고 아삭아삭 깨물어 먹는다.
 ★...사람을 닮은 오랑우탄은 ‘웰빙 피서’로 더위를 식힌다. 사육사들이 사과나 바나나로 만든 얼음 아이스 바를 나무에 매달아 주면 나무 그늘 아래서 핥아 먹는다. 지능(知能)이 뛰어난 오랑우탄의 경우 둥그런 수박의 꼭지 부분을 한 입 베어 문 뒤 그 안에 얼음을 넣고 시원하게 만들어 먹어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동물 세계를 호령하는 호랑이와 사자도 더위 앞에서 맥을 못추기는 마찬가지. 물을 좋아하는 호랑이는 연못에 뛰어들어 물장구를 치며 더위를 식히지만, 사자는 나무 그늘에 앉아 배를 깔고 달콤한 낮잠에 빠진다.
 ★...더위를 비교적 잘 견디는 코끼리에게는 사육사가 뿌려주는 시원한 물세례가 최고의 선물. 긴 코로 물을 빨아들여 제 몸에 뿌리는 등 장난도 친다. 진흙탕을 뒹굴며 온 몸에 천연 머드 팩을 발라 햇빛을 막는 지혜도 엿볼 수 있다. 에버랜드 동물원 강철원 사육사는 “다람쥐과의 프레리 도그는 모래 바닥을 파헤치고 그 속에 몸을 묻어 땅 속의 냉기를 즐기는 등 동물들도 나름의 방법을 갖고 있다.”면서 “사육사들도 그늘을 만들고 물을 자주 바꿔 주는 등 동물 가족의 건강한 여름나기에 아이디어를 총동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석만 기자 /용인 에버랜드·사진=황재성기자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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