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적막한 바닷가 - 송수권

Joyfule 2005. 12. 10. 01:23

적막한 바닷가 - 송수권 더러는 비워 놓고 살 일이다 하루에 한 번씩 저 뻘밭이 갯물을 비우듯이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하루에 한 번씩 저 뻘밭이 밀물을 쳐보내듯이 갈밭머리 해 어스름녘 마른 물꼬를 치려는지 돌아갈 줄 모르는 한 마리 해오라기처럼 먼 산 바래 서서 아, 우리들의 적막한 마음도 그리움으로 빛날 때까지는 또는 바삐바삐 서녘 하늘을 채워 가는 갈바람 소리에 우리 으스러지도록 온몸을 태우며 마지막 이 바닷가에서 캄캄하게 저물 일이다 송수권 : 1941년 전남 고흥 출생. <1975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으로는 산문에 기대어, 수저통에 비치는 저녁노을 등이 있음. 소월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제1회 영랑시문학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