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란 무엇인가 - 박일민 교수
2. 죄의 종류
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죄를 종류별로 나누어 보는 것이 좋다. 죄는 먼저 원죄와 자범죄(본죄)로 나누어진다.
1) 원죄
"성경은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고, 다 치우쳐 한 가지로 무익하게 되고,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다"(롬 3:10~12)고 했다. 사람은 모두가 죄인이라는 말이다. 이는 모두가 실제로 경험을 통해서 확인하고 있는 바다. 왜 한 사람 예외 없이 모두 죄를 범하고 있는 것인가? 그것은 사람들에게 본성적으로 죄의 쓴뿌리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쓴뿌리를 원죄라고 부른다. 이 죄를 원죄라고 부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죄는 우리들 각자가 범한 죄가 아니라 인류의 시조인 아담이 범한 죄이기 때문이다. 아담은 인류의 조상이요, 대표자이다. 그러므로 아담의 죄는 온 인류에게 악영향을 미쳐서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죄를 범하게 만든다. 둘째, 이 죄는 우리가 나기 전부터 선천적으로 가진 죄이기 때문이다. 원죄는 후천적으로 얻어지는 죄가 아니다. 셋째, 모든 자범죄의 원뿌리가 되기 때문이다.
2) 자범죄
성경에서 각 개인이 실제적으로 범한 자범죄와 관련하여 언급하고 있는 죄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죄인 줄 알면서도 범한 죄가 있다(知識罪). 이 죄는 죄인 줄 모르고 범한 죄보다 죄책이 훨씬 더 가중된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주인의 뜻을 알고도… 행치 아니한 종은 많이 맞을 것이요, 알지 못하고 맞을 일을 행한 종은 적게 맞으리라"(눅 12:47~ 48)고 했다.
죄인 것을 알지 못했기에 범한 죄가 있다(無識罪). 그러나 죄인 것을 몰랐다고 해서 죄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모르고 행했다 하더라도 죄는 죄이다. 그래서 사도 바울께서는 "무릇 율법 없이 범죄한 자는 또한 율법 없이 망하고 무릇 율법이 있고 범죄한 자는 율법으로 말미암아 심판을 받으리라"(롬 2:12)고 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몰랐다는 핑계가 소용없음을 깨닫고, 무엇이 죄인지를 알기 위해서 힘써야 한다.
사람이 실수하거나 연약해서 범한 죄가 있다(過失罪, 軟弱罪). 죄인 것을 알면서도 연약하고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범한 죄이다. 연약죄도 죄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온전하고 담대하기를 힘써야 한다. 믿음의 장성한 분량은 연약죄를 얼마든지 감소시킬 수 있다.
죄인 것을 알면서도 고의로 범하는 죄가 있다(故犯罪). "무릇 짐짓 무엇을 행하면 여호와를 훼방하는 자니 그 백성 중에서 끊쳐지리라"(민 15:30)고 한 말씀 중에서, 짐짓 범한 죄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 죄는 고범죄라고 불려진다. 고범죄는 연약죄에 비해서 죄책이 훨씬 더 가중된다. 사도 바울께서는 이러한 죄를 범한 사람은 그 죄가 드러날 때, 먼저 심판에 들어간다고 했다(딤전 5:24). 그러므로 다윗 임금은 고범죄를 범치 않음으로써, 큰 죄과에서 벗어나지기를 간절히 기도했다(시 19:13).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죄사함을 위한 속죄제물이 되셨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죄의 용서함을 받는다. 그 용서에는 예외가 없다. 무식죄만 아니라 지식죄도 용서를 받는다. 연약죄만 아니라 고범죄도 용서를 받는다. 제아무리 주홍 같은 죄라도 다 양털같이 사함을 받는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아무리 막중한 죄라도 동에서 서가 먼 것처럼 기억도 하지 않으신다.
그러나 성경에는 용서받지 못할 죄가 있다고 하는 말씀이 있다. 그래서 요한 사도께서는 그러한 죄를 범한 자를 위해서는 기도할 필요도 없다고 한다. 그러면 용서받을 수 없는 죄란 과연 무엇인가?
3) 용서받지 못할 죄(不可赦罪)
성경에서 용서받지 못할 죄를 말씀하고 있는 곳은 다음과 같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의 모든 죄와 훼방은 사하심을 얻되 성령을 훼방하는 것은 사하심을 얻지 못하겠고, 또 누구든지 말로 인자를 거역하면 사하심을 얻되 누구든지 말로 성령을 거역하면 이 세상과 오는 세상에도 사하심을 얻지 못하리라"(마 12:31~32)
"한 번 비췸을 얻고 하늘의 은사를 맛보고 성령에 참여한 바 되고 하나님의 선한 말씀과 능력을 맛보고 타락한 자들은 다시 새롭게 하여 회개케 할 수 없나니 이는 자기가 하나님의 아들을 다시 십자가에 못박아 현저히 욕보임이라"(히 6:4~6)
"우리가 진리를 아는 지식을 받은 후 짐짓 죄를 범한즉 다시 속죄하는 제사가 없고 오직 무서운 마음으로 심판을 기다리는 것과 대적한 자를 소멸할 불만 있으리라"(히 10:26~27)
"누구든지 형제가 사망에 이르지 아니하는 죄 범한 것을 보거든 구하라… 사망에 이르는 죄가 있으니 이에 대하여 나는 구하라 하지 않노라"(요일 5:16)
이 구절들에는 용서받지 못할 죄가 성령훼방죄, 다시 타락한 죄, 짐짓 범한 죄, 사망에 이르는 죄 등으로 표현되었다. 이러한 표현들을 잘 비교해 보면 무엇이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지가 밝혀진다.
"한 번 비췸을 얻고 … 능력을 맛보고 타락한 자"라는 표현과 "진리를 아는 지식을 받은 후"라는 표현을 보면, 이 죄는 전혀 기독교 밖에 있는 자들의 죄가 아니다. 상당한 체험과 지식을 가진 자들이 범하는 죄이기 때문이다. 또 "성령을 훼방하는 것"이라는 표현과 "성령을 거역하면"이라는 표현을 보면, 이 죄는 성령의 역사와 관련이 되어 있다. 또 "짐짓 죄를 범한 즉"이라는 표현을 보면, 이 죄는 고의적인 죄이다. 그리고 "구하라 하지 않노라"하는 표현을 보면, 이 죄는 회개와 무관한 죄이다. 따라서 용서받지 못할 죄란, 실상은 구원을 받지 못했으면서도 성도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성령의 역사인 줄을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그 역사를 방해하면서, 끝까지 회개하기를 거절하는 죄라고 할 수가 있다.
대부분의 경건한 성도들에게는 용서받지 못할 죄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상당히 심각하다고 여겨지는 죄를 범하고 나면, 이것이 바로 혹시 용서받지 못할 죄가 아닌가 하여서 고민을 한다. 경건의 성숙도가 더한 사람일수록 작은 죄에도 불구하고 그 고민은 더 심하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서는 용서받아지지 못할 죄가 없다. 그러므로 죄가 생각나거든 고민하지 말고 즉시 회개를 해야 한다. 용서받지 못할 죄는 회개하기를 거절하는 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 우리는 함부로 어떤 특정한 행위를 용서받지 못할 죄라고 정죄해서도 안 된다. 우리의 성급한 생각 때문에 죄인을 회개케 하시려는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방해하려는 것은 큰 잘못이다. 주님을 맹세코 세 번씩이나 부인했던 베드로에게도 하나님께서는 회개의 기회를 허락하셨다. 뿐만 아니라 회개한 베드로는 범죄하기 이전보다 더 신중하고 능력 있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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