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춘설(春雪) ㅡ 정지용

Joyfule 2024. 2. 2. 15:13
 









  춘설(春雪)  ㅡ 정지용      


  문 열자 선뜻!
  먼 산이 이마에 차다.

  우수절(雨水節) 들어
  바로 초하루 아침,

  새삼스레 눈이 덮인 뫼뿌리와
  서늘옵고 빛난 이마받이하다.

  얼음 금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
  흰 옷고름 절로 향기로워라.

  옹송그리고 살아난 양이
  아아 꿈 같기에 설어라.

  미나리 파릇한 새 순 돋고
  옴짓 아니기던 고기 입이 오물거리는,

  꽃 피기 전 철 아닌 눈에
  핫옷 벗고 도로 춥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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